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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2011 「기억 공작소」예술+, 미래를 기억하다 - 오상택 展
- 전시기간2011년 08월 12일(금) ~ 2011년 09월 04일(일)
- 관람시간10시 ~ 19시
- 오픈일시2011년 8월 12일 오후 6시
- 입장료무료
- 장 소4전시실
- 작 가오상택
- 장 르사진
전시정보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기원
「기억 공작소」 예술+, 미래를 기억하다展
오 상 택
Installation View. Series ‘SPORTS. Photographic Color Print. 2008
○ 기 간 : 2011년 8월 12일(금) ~ 9월 4일(일) 24일간(월요일 휴관)
○ 주 제 : 「기억 공작소」-SPORTS
○ 관 람 시 간 : 10:00 ~ 19:00
○ 장 소 : 2층 제 4전시실
○ 작가와 만남 : 2011년 8월 12일(금) 오후 6시
○ 워 크 숍 : 2011년 8월 25일(목) 오후 5~6시
‘오상택의 작품감상’
○ 주 최 : 봉산문화회관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661-3081~2
워크숍 내용 소개
전시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좀더 적극적인 감상방식으로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체험프로그램입니다.
제 목: 오상택의 작품감상
일 정: 8월 25일(목), 오후 5시~6시
장 소: 봉산문화회관 제4전시실
대 상: 일반인 누구나
참가 예약: 8월 17일 ~8월 24일
참가 문의: 053-661-3517
내 용: 이번 전시 연작 Sports뿐 아니라 작가의 작품中 연작 Process, City Romance, (un)Necessaries 등의 작품을 시각예술사 안의 명작들(작가의 작품에 영향을 준 작품과 담론들)과 함께 풀어보고 이야기해 보는 시간
전시소개
기억 공작소Ⅱ『오 상 택』展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 미래를 기억하다」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고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위대한 해석과 그 기억만을 공작하라!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예술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역사를 공작한다.
「오상택의 SPORTS展은 기억 공작소이다」 일반적으로 SPORTS의 기억은 경쟁과 유희성을 가진 신체운동 경기의 총칭이며, 생의 균형을 위한 인류 지혜의 소산이다. 그 어원은 라틴어에 뿌리를 둔 disport로서 접두어 dis는 ‘분리(分離, away)’의 뜻이며, port는 ‘나르다(carry)’의 뜻이었다. 따라서 disport는 ‘자기의 본래의 일에서 마음을 다른 곳으로 나른다는 것’, 즉 ‘일에 지쳤을 때에 기분을 전환하기 위하여 무엇인가를 하는 것’, ‘생활의 성실한, 또는 슬픈 장면을 떠나서 기분 전환을 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로 아마추어 스포츠가 진정한 스포츠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기도 한다.
흔히 스포츠는 사력을 다해 이기고자하는 싸움이며, 힘겨운 준비과정을 거쳐 찰나의 희열을 맛보는 드라마로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은 일상과는 다른 특별함이 그 속에 있기 때문인데, 일상의 고난과 슬픔, 무기력을 스포츠를 통해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상택은 ‘SPORTS’연작에서 운동경기에 몰두하여 사력을 다하는 실제 선수들의 모습을 화면에 포착한다. 그러나 그가 포착한 화면 속 배경에는 응원 관중도 승리의 감흥도 찾을 수 없는 아주 일상적인 텅 빈 관중석과 넓은 하늘이 존재한다. 같은 공간 안에 있는 누구와도 분리된 채 자신만의 외로운 싸움을 해나가고 있는 무명 선수들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일상과는 다른 일탈의 욕구와 전망으로서 스포츠가 지닌 낯선 전율, 경이로움, 아름다움 등의 기억을 공작하고 제시한다.
「회화 같은 기억,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생경하다」 ‘SPORTS’연작은 실재하는 상황을 충실히 기록하여 기억하는 사진 본연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기록은 하나의 고정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촬영자를 기준으로 경기장 안을 360도 회전하며 여러 시점을 촬영한 기록 중에서 선택한 서로 다른 두개의 장면이 하나의 화면 안에 오버랩 편집되어 있다. 작품 전경에 크고 강하지만 흐릿하게 처리된 경기선수의 모습과 후경에 작지만 선명하게 보이는 텅 빈 관중석 혹은 경기와 무관해 보이는 인물들의 대비는 실재와는 조금 다른 생경한 기억장면이다. 작가는 화면의 배경이미지로 무료하게 비어있는 스타디움을 제시한다. 그리고 아마추어 육상선수들이 뿜어내는 근육의 긴장, 힘의 수축과 팽창, 한계에 도전 등 일상이 아닌 특별한 것들을 전경에 그려낸다. 또 승부를 위하여 사력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정과 몸짓은 잔뜩 힘이 들어간 근육을 제외하고 모두 초점이 흐려진 채 그림처럼 처리되어있다. 이 회화 같은 기억에는 그림 같은 구름, 맑고 푸른 하늘의 광활함으로 지시되는 ‘자연’과 넓게 펼쳐진 스타디움이 지시하는 ‘인공 구조물’, 그리고 일상을 걷고 있는 무심한 ‘사람’을 배경으로 치열하고 숨가뿐 근육질의 특별한 주인공이 원색의 운동복과 함께 각인된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기억은 주인공인 선수의 특별함 보다 일상의 것을 선명하고 뚜렷하게 주목하려는 의도에 의해 생경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누구에게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자신만의 레이스를 완주하고 있는 무명 선수들의 모습은 고단하게 이어지는 우리 일상적 삶에서 일탈하는 순간의 전율을 더 아름답게 느끼게 한다. 그것은 바로 보통사람의 삶을 구성하는 일상과 특별한 순간의 격렬한 대비이고 전환이며, 인간 삶을 균형감 있게 유지하려는 인류의 오래된 지혜이자 기억인 것이다.
「미래의 기억으로서 스타디움 가운데에 서다」 이곳은 관객인 ‘나’를 중심으로 선수와 빈 관중석의 기억을 사방에 둘러 배치해놓은 전시장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전율이 있는 아름다움 속에 묻혀있는 나의 이 특별한 감흥은 예술 감성을 교류하려는 기억의 지속이며, 일상의 고단함을 극복해온 인류의 지혜와 성장의 노력에 관한 기억이고, 나아가 미래의 기억으로서 현재의 만남을 살려내려는 공작이다.
기획담당 정종구
SPORTS
현대사회에서의 물질적 가치의 비대, 거대한 사회의 시스템 안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적 소외, 상실감.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느껴지는 삶에의 애착. 현대인의 삶은 그러한 이중적인 인간 삶 본연의 모순을 안고 진행 되고 있다. 나의 작업에서 표현의 도구로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소재들은 나의 주된 관심사인 이러한 우리 현대인의 삶. 그 삶을 인지하며 그 삶에 대한 애착을 형상화 하는 주제에 표현에 적합성에 있고, 또한 이러한 관심사는 나에게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나의 삶의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 한다. 연작 ‘SPORTS’ 또한 이러한 큰 관심사의 연장선에서 진행 되고 있다.
Sports는 인간사 삶의 모습들이 단편적으로 극대화되어 보여질 수 있는 인간 삶의 축소판(상징)이라고 생각된다. 땀을 흘려야만 얻을 수 있음이 담보 되고, 흘린다 한들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땀과 피를 요구하고, 게임은 시작되고 그 게임은 승부를 낳고, 드라마를 만들고, 감동과 희열과 애잔함과 여운을 남기고, 게임은 또 다시 새로 시작되고…… 아마도 이러한 모습들은 우리가 처해져 있는 우리의 삶의 모습과도 너무나도 흡사한 감흥을 준다. 어쩌면 나는 그 안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나의 아버지, 친구, 그리고 뛰어갈 나의 아기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충실히 기록하려 하는 것이다.
작업에는 서로 다른 시점에서 관측된 두 개의 공간(장면)이 존재한다. 전경에는 외로운 자신의 싸움을 수행하는 선수의 모습이, 후경에는 이 광경을 관람하는 듯 혹은 그냥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구경꾼들 혹은 관중석의 모습이다. 이 두 가지의 다른 시점은 한 장의 평면(사진)안에서 오버랩 된다. 이 서로 다른 장면의 촬영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 지며 이것은 단순히 보여지는(카메라의 화각 안에서) Reality가 아니라 그 경기장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체적 상황에 대한 Reality의 확장적 개념을 표현하려 기인된 방법이다. 사실상 연작 ‘SPORTS’의 내용적 관심사는 전작 ‘PROCESS’와 같은 맥락에서 연장되고 있지만 전작 ‘PROCESS’에서 장면을 구성하여 인위적으로 연출해 표현했던 방법론 과는 달리 사진의 기본적 특성인 사실적 상황에 대한 기록(Document)에 그 표현 방법을 두고 있다. 이에 연작 ‘SPORTS’는 모두 실제 했던 사실들을 기록 촬영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사진적 Reality의 재현이 많은 제한적 요소를 갖게 되고 이에 따른 Document의 확장적 개념 혹은 방법 으로서의 재현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작업의 대상은 Sports 중 아마추어 운동 선수 이며, 도구를 이용하지 안는 인간 본연의 필요에 의해 탄생된 경기와 그 선수들이 그 대상이다. 비인기 종목인 셈이다. 그런 운동 경기만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상업적 목적이라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 경기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삶의 상징으로서의 Sports와는 다른 모습일수 있기 때문이다. 어쨎든, 거의 모든 경기장에서의 경기 모습은 흡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 열심히 경기하는 선수들과 그와 관련된 코치, 부모, 동료 그리고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혹은 큰 관심을 갖지 않은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 그 두 개의 서로 다른 관점은 경기장안에서 가장 재미있는 내러티브를 만들어 낸다. 보여지는 그대로이다. 전경의 선수들은 그 개인이 처해 있는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의 상징으로, 후경의 사람들은 본인들에게도 그 삶의 치열한 순간이 있겠지만 지금은 객관적 시선을 한 타자로서… 혹은 그렇기에 그 선수들의 모습이 더욱 치열함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두 개의 시점은 작업(연작 ‘SPORTS’)안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데 이것은 사진적 Reality (Document)의 확장이란 중요한 물리적 요소가 되기도 하고 또한 작업 안에서 내러티브를 만드는 중요한 내용적 요소이기도 하다.
By Sang-Taek Oh
오상택 작가 프로필
1996 M.F.A. 샌프란시스코 예술대학교 (San Francisco Art Institute) 대학원 졸업
1994 B.F.A. 시카고 예술대학교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졸업
1990 서울예술대학 (Seoul Institute of Arts) 졸업
개인전
2011 오상택 展-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0 SportsII- Gallery JinSun, 서울
2010 City Romance- Trunk Gallery, 서울
2008 Sports- Brain Factory, 서울
2008 Process (2008 Contact Photo Festival)- Lee Ka-Sing Gallery, 토론토, 캐나다
2007 Process-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5 Necessaries- 주영화랑, 서울
1999 Self-Portrait- 샘터화랑, 서울
1996 Self-Portrait- Diego Rivera Gallery, 샌프란시스코
그룹전
2011 Art in Fighting- 대구문예회관, 대구
2011 관찰자의 시선- Gallery 조선, 서울
2011 Art Road 77 본전시- Gallery 이레, 경기도
2011 Inspiration-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gallery, 서울
2011 A Fresh Breeze- Gallery JinSun, 서울
2011 생활의 발견- 부평아트센터, 인천
2010 Myths of the City- Imperial Palace Hotel, 서울
2010 Fashion or Passion- Gallery Prior’s, 서울
2009 사진다시보기- Gallery Lux, 서울
2009 정직한 거짓말- 자하미술관, 서울
2009 NanJi Air Project3-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09 인천 아트플렛폼 개관기획전 ‘다시 개항’- 인천 아트플렛폼, 인천
2009 송은미술대상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9 The White Shirt- LG 플래그십 컬쳐 스페이스, 서울
2009 Photo Korea 2009 ‘Shooting Image’- 서울COEX 장보고Hall, 서울
2009 NanJi Relay Exhibition-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gallery, 서울
2009 21c 신 실크로드- 주중한국 문화원, 북경, 중국
2009 한국 현대 사진 60년- 경남도립미술관, 경상남도
2009 Fleeting Landscape- 서울대미술관, 서울
2009 무자년 만찬- Brain Factory, 서울
2009 1stAnniversaryExhibition-10corsocomo,서울
2009 공공의 걸작-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2008 거울아, 거울아-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 미술관, 과천
2008 서울 국제 사진 페스티벌 본전 (Humanscape)- (구)서울역사, 서울
2008 Open Studio4- 국립 창작 스튜디오, 고양
2008 2008 양평 환경 미술제 (연기된 구름)- 양평, 경기도
2008 파괴 그리고 희망- 청파 갤러리, 서울 - 주영한국 문화원, 런던, 영국
2008 2008 China Pingyao International Photography Festival- 핑야오, 중국
2008 Long Day’s Journey- Lee C Gallery, 서울
2008 한국 현대 사진 60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8 The 809 International New Image Art Festival- 이창, 중국
2008 찾아가는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8 창작해부학-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2008 Home & Away- 국립 창작 스튜디오 고양 전시관, 고양
2008 진행형의 캔버스- Gallery 와, 경기도
2007 견고한 장면- ArtBit Gallery, 서울
2007 G+Screening Photography from Korea- INDEXG, 토론토, 캐나다
2006 사람, 사람들-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6 Spotlight 30 Women- Paper Tainer Museum, 서울
2004 Looking Inside- 백상 기념관, 서울
2000 The Next Generation- 아르코 미술관, 서울
1999 ’99 젊은 사진가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1996 Self-Portrait- Fort Mason Center, 샌프란시스코
1995 Spring Show- Walter Mac bean Gallery, 샌프란시스코
1994 Object- South Ashland Gallery, 시카고
출판
2010 City Romance & Process - Publishing BODA
수상, 기금
2010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선정
2010 서울문화재단 시각예술창작지원 선정
2009 제9회 송은미술대상 장려상 수상
2009 2009 단원미술대전 우수상 수상
2008 2008 Brain Factory 전시지원작가 선정
레지던시
2008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 스튜디오 3기 장기 입주작가
2007 국립고양미술창작 스튜디오 4기 장기 입주작가
2007 국립현대미술관 국제 교환 레지던스 프로그램 선정작가- Instituto Sacatar, Brazil
주요 작품소장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대학교미술관 Artist Galley
-서울시립미술관
-인사미술공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Portfolio Collecting
-인천문화재단
현재
-한성대학교 대학원 사진전공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전공
-서울예술대학 사진전공 출강
E-Mail: sangt5@gmail.com
Home Page: www.sangoh.com
참고 평문
삶에 보내는 헌사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기혜경
양복 입은 샐러리맨들이 흰 깃발을 들고 바람을 맞으며 설원을 걷고 있다. 화면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광대한 하늘과 흰 눈밭 그리고 그 설원의 보행자들, 휘날리는 깃발이 화면을 주도한다. 장면을 바꾸어 보자. 샐러리맨들은 이제 다시 동굴 탐험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나무에 오르기도 하고 계곡을 건너는가 하면 광대한 암흑의 바다를 주시하기도 한다. 거친 자연을 돌아보기에는 어울리지 않게 양복을 입고 등장하는 이들 인물들은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화면의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배경과 대조를 이루며 생경하게 다가온다. 마치 독일의 낭만주의 작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작품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는 이 작품들은 오상택의 <프로세스>연작으로 광활한 자연과 그것에 연해있는 왜소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일견 숭고미를 느끼게 한다.
한국의 빼어난 자연경관이나 브라질의 태고적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들 작품은 그러나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나 숭고함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나 숭고함을 주제로 하기에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우리의 몰입을 방해한다. 이것은 프리드리히 작품의 등장인물과 달리 오상택의 화면 속 인물들이 자연에 몰입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비록 적극적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하더라도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거나 하려는 중에 있으며, 이로 인해 그들이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아무리 사소하다 하더라도 우리로 하여금 자연 보다는 그들의 행동에 주목하게 한다.
오상택의 이어지는 연작 <씨티 로멘스 City Romance>는 광활한 자연에서 거대한 도심의 인공조형물로 그 배경이 옮겨진다. 이들 작품에는 예의 양복입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존재는 <프로세스>연작에서처럼 왜소하기 그지없다. 한편, <씨티 로멘스>가 <프로세스>와 다른 점은 이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작들 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한 서사 성을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프로세스>연작 역시 대자연과 그것에 연해 있는 왜소한 인간, 더 나아가 대자연과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양복을 걸치고 무엇인가 행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야기구조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씨티 로멘스>에 이르면 화면은 등장인물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훨씬 더 극적인 이야기 구조를 갖게 된다. 그들은 고개를 떨군 채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거나, 넘어서기에는 너무나 큰 벽 앞에서 좌절하거나, 서로가 서로를 쫒고 쫒기는 모습으로 혹은 서로 뒤엉켜 싸우고 있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한편, 이야기가 있을 법한 등장인물들의 이러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다. 자고 깨면 늘상 이러한 구조물에 둘러쌓여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는 새로울 것이 없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미니멀하게 트리밍 된 공간과 그 속에 놓인 등장인물들의 격렬한 행동과 감정들은 익숙하다고 여겼던 대상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생경함을 제공한다.
<프로세스>와 <씨티 로멘스>의 배경이 되는 거대한 자연과 인공조형물은 그 속에 위치한 왜소한 인간들이 넘어 설 수 없는 존재들이기에 공포와 더불어 경외의 감정을 일으키게 한다. 이러한 양가적 감정은 화면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 공간이 우리의 삶의 과정을 상징하는 것으로 읽히게 될 즈음이 되면, 우리들은 그 광대한 공간을 마주한 인간들 - 비록 서로 싸우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지언정 자신에게 주어진 막막하고 거대한 더 나아가 공포스러우면서도 경이롭기까지 한 삶을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는 인물들 - 과 그들의 삶에 숭고의 염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오상택의 전작이 드러내는 삶을 바라보는 이러한 방식은 최근작 <스포츠 Sports>로 이어진다. <프로세스>나 <씨티 로멘스>가 마치 무대 세트를 이용하여 제작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가 있는 연출 사진이라면, <스포츠>연작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실제 운동경기 장면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스포츠>연작이 리얼리티를 제시하는 방식은 있는 그대로의 것을 제시하는 방식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은 선명하게 그리고 멀리 있는 것은 초점이 흐려진다고 생각하는데, 이 원리는 르네상스 이후 서양미술이 화면에 리얼리티를 담보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쾌거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오상택의 <스포츠>연작은 실제 운동경기 장면을 촬영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일반적인 시각방식을 비틀어 우리의 인식체계를 재고하게 한다.
<스포츠>연작에 나오는 전경의 인물과 스포츠맨들은 한결같이 초점이 흐려져 있다. 화면의 전경을 차지하고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있어 지금 이 순간은 몇 개월, 몇 년을 갈고 닦아온 그들의 기량을 펼쳐 보이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전력투구하고 있는 이 순간 그들은 이 화면에서 주인공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그들의 신체 일 부분만이 이 극적인 순간을 살필 수 있도록 초점이 조절되어 있을 뿐이다. 더 나아가 전경의 운동선수들은 그들의 신체가 보여주는 격렬한 운동감으로 인해 마치 화면을 벗어나 화면 밖으로 나가 버릴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이렇게 <스포츠>연작의 주인공이 전경의 운동선수들이 아닌 것처럼 후경에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관객도 혹은 곧 이어질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몸을 풀고 있는 선수도 아닌 듯 하다. 굳이 이 공간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가오는 것을 고르라면, 화면을 박차고 앞으로 뛰어 나올 듯이 표현된 공간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주객이 전도된 듯한 화면, 뒤틀린 공간을 통해 작가는 전경의 선수들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표상하는 바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익히 알고 있듯 <스포츠>연작이 다루고 있는 운동경기는 우리의 인생과 비견된다. 화면 속 운동선수들처럼 우리 모두는 그 결과가 어찌 되었든 각자에게 주어진 레이스를 최선을 다해 끝까지 완수해야한다. 이점에서 <스포츠>연작은 작가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또 다시 우리들 인생에 대한 언급으로 읽히게 된다. 자신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 모두처럼 전경에서 땀 흘리며 전력투구하고 있는 선수들의 긴장된 근육과 악다문 이, 휘날리는 머리카락 한 올에도 삶의 치열함이 배어있다. 온 몸의 근육과 터럭 한 올까지도 날 서게 만드는 이곳 운동장은 우리 모두가 살아내고 있는 지난한 삶의 모습들이 극대화되어 보여지는 장이자 생을 관조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며, 이를 위해 그의 화면은 운동선수가 아닌 공간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이라 할 수 있다.
매일 매일 이어지는 힘든 삶 앞에서 묵묵히 그러나 사력을 다해 자기 앞의 생을 살아내고 있는 현대인을 다루고 있는 오상택의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듯한 공간과 인물들을 생경한 방식으로 제시한다. 이렇게 제시된 작품을 통해 우리는 우리와 조금은 닮았지만 또 조금은 다른 하지만 우리의 분신인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놓인 화면 속 상황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소외와 상실감은 물론 삶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되며, 더 나아가 그 모든 것을 넘어서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지난한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오상택의 작품을 시리즈별로 살피다 보면 그의 작업이 마치 풍경을 위주로 하던 것에서 인물 위주의 작품으로 변화된 것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외견상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다루는 주제는 언제나 인간과 그들 앞에 놓여진 생이며, 그러한 지난한 삶에 보내는 헌사였다 할 수 있다. 풍경에서 인물로의 변화라는 외견상의 변화보다 오히려 그의 작품에 일어난 더 큰 변화를 꼽으라면 제작방식의 변화를 들어야 할 듯하다. 이전 시리즈들이 컨셉을 잡고 콘티를 짜고 장소를 헌팅하고 (혹은 바뀌거나) 모델을 구하고 효과를 조율하며 촬영하는 영화적 기법의 간략 버전인 연출사진이었다고 한다면, <스포츠> 시리즈에 이르면 이제 그는 더 이상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세팅을 하지 않는다. 이제 그는 단지 있는 그대로의 리얼한 삶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촬영한다. 그 후 자신이 원하는 효과를 위해 약간의 편집을 가미한다. 그의 사진작업이 있는 그대로의 리얼리티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가공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전 작업인 연출사진이나 <스포츠> 시리즈의 편집사진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업방식의 변화는 인생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태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 오상택의 작업을 주목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