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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포스터
  • 전시명제4전시실 기획전시「기억 공작소」김성수 전
  • 전시기간2011년 04월 29일(금) ~ 2011년 06월 05일(일)
  • 관람시간10:00~19:00
  • 입장료무료
  • 장 소4전시실
  • 작 가김성수
  • 장 르조각

전시정보

전시내용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 미래를 기억하다」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고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위대한 해석과 그 기억만을 공작하라!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예술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역사를 공작한다.


「김성수展은 그 첫 번째 기억 공작소이다」
하나, 6개월 동안 온몸을 깁스한 채로 병원에 반듯이 누워만 지냈던 11살의 기억.
둘, 친구들은 바깥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있는데 불편한 다리 때문에 혼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지냈던 기억.
셋, 시골 외할머니의 장례 상여에 꽂혀있던 나무 꼭두를 바라보며 ‘헌 다리 가져가고 새 다리 달라’고 엄마와 함께 소원을 빌었던 기억.
이 기억들은 작가만의 공작 방식을 통해 전시로 제시된다. 방식은 ‘나무 꼭두(木偶)’. 흔히 상여를 장식하거나 공연을 위한, 사람에 의해 조종되는 인형으로서 꼭두를 통해 작가의 기억은 재생되고 공작된다.


전시장 벽면 5미터 높이에 설치되어있는 ‘꽃을 든 남자(160×100×50, 은행나무, 참나무, 철, 2011)’는 이상을 상징하는 듯 부처와 예수를 조금씩 닮아있다. 거칠게 드로잉 하면서 조각해 낸 인물형상에서 현실을 넘어서고 싶은 기억의 정서가 묻어있고, 철제 가시관을 쓰고 눈이 휑하니 뚫린 남자얼굴에서 이해와 관용이 읽혀진다. 또 앉은 자세의 짧은 다리와 꽃을 들고 있는 손에서 권위와 사랑, 겸손을 느끼게 한다. 생각해보면, 집안 벽면에 걸린 웃어른의 사진처럼 자주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설정의 인물조각상이다.
그 아래 좌측 하단 벽면에는 ‘꿈을 꾸는 남자(138×175×30, 은행나무, 육송, 2011)’를 그림 그리듯이 설치해 놓았다. 술 때문인지 꿈 때문인지에 취해 떠 있듯이 말 등에 타고 있는 남자 나무인형은 자유롭게 걷고, 달리고, 날고 싶은 기억의 현재적 공작으로 관찰되며, 말머리가 아래쪽을 향한 것으로 짐작해서 아마도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는 진행 상황을 연출하는 것 같다.

‘꽃을 든 여자(162×153×38, 은행나무, 육송, 채색, 2009)’는 현실과는 다른 이상적인 지향을 향해 진군하려는 상태의 기억 공작이며, 자연을 향한 여자 나무인형의 사랑이야기이다. 바닷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폐 선박의 나무자재 일부분을 조각해서 말 모양을 만들고 그 말 위에 꽃을 든 여인을 태운 형상이다. 꽃으로 은유되는 근원적인 자연에 대한 신뢰와 연인에 대한 존경, 사랑스럽고 당당한 여인의 용기와 지혜가 담겨진 목우조각이다.
이 조각상의 뒤로는 ‘꽃을 든 여자’ 목우를 따르듯이 84점의 꼭두 소품들이 6개의 나무 선반 위에 줄지어 놓여져 있다. 꼭두들은 나무, 돌, 브론즈, 석고, 알루미늄 등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지만 한결같이 나무를 깎아서 조각한 느낌을 주며, 나무를 닮은 작가의 모습을 잔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자연’ 본성의 특별함을 이야기하듯이 곳곳에 그 성향을 꽃으로 상징한 것이며,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나무 본연의 감성을 기억에 더해 공작하는 것이 김성수 작가의 작업 전모이다.

작가의 전시작품을 보고 있으면 시나리오에 따라 출연배우가 등장하는 파노라마 공연을 관람하는 것 같다. ‘꼭두’여서 그런가? 활동적이지 못했던 어린시절 기억의 작가는 전시를 통하여 꼭두 나무인형이 되어 서 있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날기도 하며 주변의 수많은 꼭두와 함께 어울려 꽃을 가지고 놀며 지낸다. 이 전시는 작가가 공작해 낸 자신의 기억이면서, 동시에 관람객의 미래 기억이 펼쳐지는 무대이며 환경이 될 수 있다.


「미래 기억이다」
“하나, 전시 사건이 전해주는 감흥과 전율. 둘, 꼭두 목우를 통한 기억 재생. 셋, 나의 꿈과 이상과 희망으로 그려보는 미래의 기억”



기획담당 정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