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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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洋 -洋 전
- 전시기간2011년 04월 12일(화) ~ 2011년 04월 17일(일)
- 관람시간오픈 - 4시
- 입장료무료
- 장 소4전시실
- 작 가곽범석
- 장 르사진
- 작품수25점 정도
전시정보
전시내용 : 洋 - 洋
들판과도 같이 넓은 물은 공중에 떠있는 정기를 반영한다. 그것은 위로부터 끝없이 새로운 생명과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것은 하늘과 땅의 중간적인 본성을 지니고 있다. 땅 위에서는 풀과 나무들만이 흔들리지만 물은 그 자체가 바람에 의해 잔물결이 일게 된다. 공기의 표면을 내려다보며 한층 더 신묘한 정기가 어디를 스쳐 지나가는가를 보게 될 것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중에서-
바다낚시를 하면서 강(큰 하천)과 인접한 자리에 고기가 잘 잡히는 것에 호기심이 생겼다. 마치 저수지에 새 물이 들어오는 곳에 물고기가 모이는 것처럼 유사한 모양새였다. 그러다 연어가 올라오는 시기에 울진을 여행하게 되었다. 커다란 물고기의 유영과 빛깔이 생각나서인지 가을이 되면 바다에서 올라오는 연어를 종종 보러갔다.
그렇게 연어를 보러 다니다가 문득 연어가 산란을 위해 오는 자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강의 그곳은 연어가 들어오는 입구이기도 했고, 또 다른 강은 황어나 은어 등 다른 많은 물고기들이 산란하고 먹이를 찾는 곳이기도 했다. 그곳은 산이나 계곡에서 내려온 물과 모래가 바다로 흘러가면서 잠시 머물러 있는 공간,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와 닮아 있는 ‘강의 끝자락’이었다.
강물은 바다로 흘러가면서 강의 마지막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새롭게 시작하는 자리가 되었다. 모래톱을 경계로 막혀 있지만 물길을 통해 강은 바다를 품고, 바다는 강을 품는다. 끝이 시작이 되었고, 시작이 끝이 되었다.
강과 바다의 경계에 쌓인 모래톱은 강물과 바닷물에 의해 형태가 변하면서 물길을 만든다. 파도가 강할 땐 파도가 모래톱을 삼키기도 하고, 장마가 있거나 비가 많이 온 다음 날엔 강 상류에서 내려온 많은 물이 모래톱을 깎으며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 모래톱이 떨어지는 소리, 모래톱 사이를 지나가는 물소리,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동풍이 강물을 일으키는 소리를 듣게 된다.
‘洋-洋’에서 첫 번째 ‘양’인 바다는 ‘선’으로, 두 번째 ‘양’인 ‘강’은 ‘면’으로 다가왔다. 다만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말했듯이, 하늘에서 오는 정기를 좀 더 강하게 받는 자리가 강의 끝자락일 듯 싶다.
선과 면은 조금씩 변해갔다. 강물, 모래 그리고 바다가 조금씩 변화하며 존재하였다. 동해에서 선과 면이 만나는 장소를 찾아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2-3장씩 엮어보았다. 같은 공간의 연속으로 시작해서 순간의 변화, 긴 시간의 변화 혹은 다른 공간들을 연결시켜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