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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포스터
  • 전시명2023 GAP(Glassbox Artist Project)展
  • 전시기간2023년 03월 22일(수) ~ 2023년 04월 22일(토)
  • 관람시간10:00~19:00
  • 장 소2전시실
  • 장 르설치

전시정보

 

 

2023GAP(GlassBox Artist Project)展
말하지 않는 것

 

 


  ■ 전시기간 : 2023. 3. 22.(수) ~ 4. 22.(토) ※월요일 전시 없음
  ■ 오픈행사 : 2023. 3. 22.(수) 17:00
  ■ 주    제 : 말하지 않는 것
  ■ 참여작가 : 4명(류신정, 서현규, 우재오, 최수남)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2~3층 1~3전시실
  ■ 관람시간 : 10:00~19:00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 협력기획 : 이윤희(미술평론가)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661-3500
           페이스북(bongsanart), 인스타그램(bongsanart_), 트위터(@bongsanart)

 


 전시 소개 

 

2023GAP
 ‘다름’과 ‘차이’를 상징하는 “GAP(갭)”은 프로젝트명 Glassbox Artist Project를 일컫는 명칭이며 봉산문화회관 공모프로그램인 “유리상자-아트스타” 참여작가를 재조명하기 위해 매년 기획되고 있다. 유리상자 출신 작가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같은 주제 아래 협업과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장소 특정 공간인 유리상자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작품세계를 담아보려는 시도이다. 또한 작가발굴에만 그치지 않고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공모 출신 작가들의 향후 활동을 점검하고 지원하려는 봉산문화회관의 의지가 함축된 전시로 지역 미술의 발전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전시에는 외부 협력기획자로 다수의 국공립 미술관의 학예실장을 역임하고 현재 후진양성과 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윤희 선생님을 초대하였다. 전시 주제 및 참여작가 선정에 관한 협의를 통해 “유리상자-아트스타”에 소개되었던 86팀 중 류신정, 서현규, 우재오, 최수남 4명의 작가를 최종 선정하고, 주제에 대한 개별 작가들의 개념과 창작품을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이윤희 협력기획자는 “우리는 장례식장의 절차화된 과정을 지나 순식간에 존재하던 것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사라지는 과정을 거친다. 인간이 직접 겪지 않고, 확립된 절차를 통해 정해진 만큼 사유하고 정해진 만큼 슬픔의 시간을 가지며, 눈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지는 것이 실제 인간 죽음의 과정이다.”라고 말하며,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불확실한 죽음에 대한 불편한 감정과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란 주제로 제안하였다. 우리는 가족, 친구 등 중요한 사람의 죽음을 생각할 때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런 감정들은 불쾌하고 힘든 일로 되도록 피하게 된다. 그리고 죽음이란 끝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어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진실 또한 어렵고 불편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대사회에서는 죽음의 세계가 현실 세계의 삶과 점차 동떨어지게 되면서, 상업화된 장례 내용이나 현대인의 생활상과 흡사한 자동화된 장례 절차를 접하면서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변화된 자세와 관점을 한 번쯤은 반추하게 된다는 점은 협력기획자가 제안한 주제의 배경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미술에서 죽음은 주요한 주제 중 하나로 다양한 작가들에게서 표현되어왔다. 죽음의 현실적 고통, 삶과 죽음의 경계, 삶의 단순함과 죽음의 예측 불가능함 등 수많은 예술가의 생각과 경험이 담긴 감정들을 인간 내면 어두운 끝에서 직면하며 나타냈다. 예술가들에게 죽음은 인간 삶의 한정성을 상기시키고, 불확실성으로 인해 두려움을 보여주는 영감이기에 슬픔과 절망을 전달하는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종종 새로운 시작과 변화 그리고 희망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죽음의 고통이나 절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함을 인식하고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의 중요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소중한 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묵도한 우리는 생명의 가치와 죽음에 대한 인식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비록 지역, 문화, 종교, 연령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죽음의 불확실성, 공포, 불평등, 현실성 등을 지켜보며 터부시되던 죽음을 점차 열린 마음으로 나누는 문화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시각적 이야기를 전시에서 이렇게 나누어 보았다. 1전시실에 보여주는 최수남 작가는 ‘탄화되는 인간’이란 설치작업에서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 태도로, 우재오 작가는 미래에서 과거를 소환하는 체험과 죽음에 대한 ‘Essence’ 사진 이미지로 인식론적 치유를, 2전시실의 서현규 작가가 ‘교량’의 기계적 조형성으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잇는 영적 세계를 결부한 시각적 퍼포먼스로, 3전시실의 류신정 작가는 ‘유유 항성(悠悠 恒星)’이란 설치작업으로 거대한 우주 속 인간의 삶은 극히 일부분이란 점을 인식되도록 표현했다. 이런 작가 개개인의 경험과 사유가 자연의 순환 속에 순응하는 거시적인 삶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빛나는 인간의 자아실현, 사랑과 관계, 도덕적 가치, 문화와 창작활동 등 미시적인 삶의 소중함까지 함께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로 인간이 직면하는 가장 깊은 주제인 죽음에 대해 개방적으로 대면하면서 서로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우리의 아픈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보고자 한다. 삶과 맞닿아 있는 죽음에 대한 대화를 회피하기보다는 “삶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립하고 죽음에서 그 존재를 의식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라는 헤겔의 말처럼, 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존재와 의미를 찾고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전달코자 하는 것이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전시 평론 


말하지 않는 것


작가로 데뷔 이후 줄곧 죽음에 천착하는 작가가 있다. 그는 YBA(Young British Artist)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을 날렸던 데미안 허스트(Demian Hirst)이다. 나의 개인적인 취향 속에서 그의 작품은 볼 때마다 싫증을 내게 된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어, 이런 삐딱한 대답을 던져 주고 싶다.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Love of God)>(2007) 역시 나에게 여러모로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작품이다. 잘 알려진 바대로 이 작품은 18세기의 해골을 플래티넘으로 주물을 떠 그 위에 8601개의 다이아몬드를 촘촘하게 박아 넣은 다음, 원래의 해골에서 누런 치아들을 떼어서 백금/다이아몬드 해골에 붙여놓았다. 이 작품은 단 1초 만에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단 1초 만에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대단한 능력은 있다. 다이아몬드와 해골이라니, 의미는 너무 뻔하지 않은가 말이다. 과거 서양미술사에서 몇 세기에 걸쳐 유행을 탔던 바니타스(Vanitas)의 단골 소재 ‘해골’과 ‘보석’을 이용해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더 강력하게 담은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센세이션을 일으켜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다. 해골 이전에는 모든 동물들을 반으로 잘라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넣고, 갈라진 생명체의 사이에 관객들이 모여들게 한 바 있다. 어미소와 송아지를 함께 놓기도 하고(제목이 무려 <엄마와 아이>이다), 동물을 가로로 잘랐다 세로로 잘랐다 변화를 주었다. 사람의 사체를 구할 수 있었으면 사람도 그의 포름알데히드 수조에 들어갔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 보존되어있는 생물들의 갈라진 이면을 보고, 당연히 우리를 둘러싼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고, 죽은 채로 전시되는 생명들의 의미에 대해 묻게 된다. 하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은 일종의 정신적 폭력이 아닌가 싶다. 그에게 있어서 ‘죽음’은 관객들에게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줄 수 있게 하는 소재일 뿐 아닌가, 미술사에서 그러한 이미지들을 쏙쏙 빼서 잘도 값비싼 제품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데미안 허스트와 같은 방식으로 삶과 죽음이 다루어져서는 별 새로운 의미를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허스트가 말하는 죽음 앞에서 삶이 허무하다는 것, 생명의 본질 속에 죽음이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하는 것은 그냥 되돌이표에 따라 부르는 뱅뱅 도는 노래일 뿐이다. 생명이 태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순간 죽음에 이르는 길은 인간이건 동물이건 풀 한 포기이건 간에 오롯이 혼자 겪어야 하는 일이다. 누구와 손잡고 가는 죽음을 택한들, 순간의 재난에 많은 생명이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개개인의 죽음은 한 길이다.

 

최수남의 (2023), 즉 ‘탄화되는 인간’이라는 설치 작품에서는 제각기 포즈를 취하고 앉아있는 검은 인간 좌상이 등장한다. 작가가 제목에서 명시한 것처럼 일종의 유기화합물인 우리는 결국 탄소가 되어 지구에 남을 것이다. 검고 검은 인체의 색은 모든 유기체들을 태우면 마지막에 남는 숯검댕이를 연상시킨다. 주어진 시간만큼을 태우고 꺼져 가는 것이 모든 생명의 운명이라는 자명한 진실에 더하여, 이 형상들은 각자의 탄화되어가는 시간을 개별적으로 견디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죽음을 삶의 한 ‘과정’으로 여겨, 선선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무섭고 두려운 미지의 죽음이 아니라 모든 에너지를 미련 없이 다 태우고 기꺼이 사라지는 생명”을 형상화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최수남에게 있어서는 생명의 한정된 시간, 그 과정으로서의 죽음이 부각되는 것은 회화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시간은 의미를 만들어간다>(2022)에서 화면에 빼곡하게 들어찬 인간 형상의 얼굴은 시계처럼 시침과 분침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눈과 코의 음영인 것 같기도 하면서 시침과 분침 같기도 한 모습은 얼핏 유머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몸속에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은 불안함을 담은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어제 있었던 것이 오늘은 없고, 오늘 없었던 것이 내일 생겨나리라. 개미들이 제 몸보다 큰 잎 조각을 들고 나르고, 시멘트 사이 갈라진 틈으로 어느새 풀이 자라 꽃을 피우는 것처럼, 살아있는 것들의 모양은 모두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바쁘게 죽어간다. 우재오의 (2022) 연작은 어느 하루 늦은 밤 마주친 장면에 사로잡혀 몇 시간 동안 촬영한 사진들이다. 그는 이 연꽃들을 촬영하고 일주일 후에 다시 가보았지만 “그 어떤 것도 같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고작 일주일 만에 모든 것은 달라졌다. 또한 그는 바나나, 아보카도, 귤, 가지 등의 남은 먹을거리가 점점 단단하고 까만 화석처럼 쪼그라드는 과정을 지켜본다. 그의 에서는 그 과실들이 탐스러운 생기가 빠지고 서서히 검은색이 올라오며 버썩 말라비틀어져가는 과정의 끝을 담아내고 있다. 그런 모습은 모든 생명의 끝에 다가온다. 적어도 지구상에 있는 모든 동식물, 시간의 지배를 받는 것들의 마지막 모습은 언제나 그렇다. 부러진 나뭇가지가 덩굴에 얽혀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장면에서도 그는 마치 목을 맨 사체가 흔들리는 것 같은 슬픔을 본다. 에서는 그처럼 덩굴에 매어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겪는 시간의 흐름을 촘촘히 출력한 종이들의 흔들림으로 재생하였다. 이 작품은 한눈에 일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관객이 작품을 따라 걸으면서 만들어내는 작은 공기의 흐름이 종이에 흔들리는 움직임으로 반영될 때 완성된다. 
우재오의 (2011)는 놀랍게도 12년 전에 이미 만들어놓았던 자신의 관이다.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을 제외하면 실제 화장장에서 사용하는 관의 모습 그대로이다. ‘있었다’라는 과거형으로 되어 있는 작품의 제목은, 어느 미래에 자신은 과거형이 될 것이라는 필연성을 뜻한다. 관을 직접 보는 것은 섬뜩한 경험이다. 그러나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마음이 편하다”라는 작가의 말을 들으니 몸에 꼭 맞는 나무상자에 들어가는 것은 다시 어머니의 품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퇴행의 경험일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의 노년이 퇴행에 퇴행을 거듭하는 일이기에, 종국에 나 있을 곳이 이처럼 정해져 있다면 어쩐지 안심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서현규의 <2023 Connection no.1>(2023)은 금빛으로 반짝이는 거대한 교량의 형상을 4미터가 넘는 길이로 만든 것이다. 그는 이전의 작품에서도 ‘건축적’이라 부를 수 있는 조각 작품을 보여주었고 대체로 작은 단위의 모듈을 이용하여 형상을 이루어가는 방식을 선호하였다. 금빛 다리는 그야말로 황금다리처럼 보이지만 실제 재료는 골드 스테인레스이다. 작가는 다리를 이것과 저것을 잇는 기본 형태인 것으로 해석하였다. 이를테면 이 세상과 저 세상을 잇는 ‘사이’의 세계가 어쩌면 다리와 같은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난간도 없는 금빛 다리를 걷는 기분을 상상해본다. 양쪽에 다리를 버티며 우뚝 서 있는 두 기둥이 튼튼해 보이기는 하지만, 이쪽과 저쪽의 견고함에 비해 다리는 얇고 단조롭고 위험하다. 전시 공간 전체를 비추는 영상의 흐름이 다리 위의 시간이 영구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마치 탄생과 죽음 사이, 위태롭게 지나가는 삶의 시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러한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어느 순간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문득 정신이 들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묻고, 가야할 곳을 바라본다. 

 

바늘구멍보다 더 작은 면적의 ‘텅 빈’ 우주를 일주일간 촬영한 결과 수천 개의 은하와 별들이 관측되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우리는 그 셀 수 없는 우주의 별들 가운데 하나인, 푸른 별 지구에서 살고 있는 생명이며, 나의 전 생애는 우주의 시간 속에서 흔적도 남기지 않으리라는 것이 분명하다. 류신정의 <유유 항성(悠悠 恒星)>은 작가의 말에 따르면 “제각기 다른 시공간의 궤도를 가진 별들”의 모습이다. ‘멀고 먼 곳에서 늘 빛나는 별’이라는 뜻의 <유유 항성>은 시각의 영역을 매크로하게, 혹은 마이크로하게 상상의 영역으로 뒤바꾼다. 죽으면 별이 된다는 옛사람들의 믿음처럼, 수많은 생명들이 빛을 내는 것처럼 보이다가, 생명의 안쪽에 있는 작은 세포들이 각자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빛이 일어나고 꺼지는 과정은 공기를 들숨으로 들이마시고 날숨으로 뱉는 과정과 비슷하다. 류신정이 빛을 사용하는 방식은 인간의 지각을 시험에 들게 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적인 리듬을 고수한다. 곧 폭발할 것 같은 빛이 아니고, 초조하게 눈을 어지럽히는 빛도 아니고, 숨 쉬듯이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 천천히 빛을 잃더라도 조용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리듬으로 말이다. 

 

만물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했던 그리스인들은 최초의 미술을 낭만적인 연인의 슬픈 사연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다음날이면 군인이 되어 전쟁터로 떠날 연인과의 마지막 밤, 모닥불 옆에 기대 잠든 남성의 옆모습 그림자를 따라 그린 그림이 최초의 미술이라는 것이다. 내일은 여기 없을 것이지만, 그 흔적을 남긴다는 것, 어쩌면 모든 초상화와 풍경화가 그런 의미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이미 낡아버려, 사랑에 평생을 거는 일은 없고, 노인의 지혜를 존경하는 일도 없이, 현재, 오직 현재의 기쁨이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세상이 왔다. 미술작품도 그러한 동향에 발맞추어, 온갖 철학을 갖다 붙여도 결국 장식적인 가치이거나 환금성 있는 투자가치로 부풀어 있다. 그런 가운데,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하는 작품들이 있다. 마치 없는 것처럼 취급되는 인간사의 뚜렷한 순간, 순식간에 삭제되고 마는 그 순간들을 깊이 사유하는 작품들이 있어, 그들 앞에서 나와 다른 이들의 삶과 죽음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미술평론가 이윤희

 

 

 작품 이미지 


2전시실: 서현규


서현규作 2023Connection no.1
2023, Gold stainless, SUS Bolt & Nut, 440×40×160(h)cm / 영상 설치

 

작가노트
교량(橋梁), 즉 다리는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여 사람이나 차량이 건널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산과 산을 연결할 수도 있고,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거나, 저승과 이승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의 역할도 한다. 이렇듯 작품에서 교량이 가지는 의미는 구조적인 형태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혹은 가상의 공간과의 연결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교량은 현대 건축 및 토목 분야에서 시대의 최고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건축구조물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러한 현대적인 교량을 구조적으로 재해석하여 본인만의 기계미학의 조형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골드 스테인리스 미러 재질로 제작한 이번 작품은 황금이라는 영원 불변성과 장식성, 그리고 고귀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고,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영상을 통해 스테인리스 미러에 반사되는 빛이 공간에 투사되어 나타나는 변화와 시간성을 나타내어 확장된 전시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노력하였다.

 


 참여작가 프로필 

 

최수남  崔壽南 Choi, Sunam 
경북대학교 예술대 한국화과 2년 수학

 

개인전
2020 제3회 개인전(Look into space), 보나갤러리, 대구
2013 제2회 개인전(보이지 않는 풍경),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2 유리상자-아트스타 최수남-허물을 벗다, 봉산문화회관, 대구

 

단체전
2023 2023 GAP-말하지 않는 것,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3미술행복&potluck, 갤러리 문101, 대구
      회화의 공간, 코파갤러리, 대구
      A4전, space129, 대구
2022 Adieu 2022, 보나갤러리, 대구
      카톨릭미협정기전, 드망즈갤러리, 대구
      대구미술의 중심, 봉산문화회관, 대구
      현대미술작가 초대전, 동대구세무서, 대구
      대전현대판화미술제, 우연갤러리, 대전
      ANSWER, space129, 대구
      시간과 빛의 회화, 연홍미술관, 고흥
      다부동 미술구하기, 갤러리오모크, 대구
      Q&A전(현미협정기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A4전, space129, 대구
2021 플레시몹, 동성로, 대구
      카톨릭미협전, 드망즈갤러리, 대구
      대구미술의 중심, 봉산문화회관, 대구
      미혼모를 위한 전시회, 카토릭여성교육관, 대구
      한 여름 밤의 꿈, 보나갤러리, 대구
      현대미술의 시선,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이건희미술품 대구유치를 위한 전시, SPACE129, 대구
      나로갤러리 개관전, 나로갤러리, 대구
      현미협정기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우화전(중구미협), 향촌문학관, 대구
      A4전, space129, 대구
2020 판화협회전, 우연갤러리, 대전
      카톨릭미협정기전, 드망즈갤러리, 대구
      현미협정기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대구미술의 중심, 봉산문화회관, 대구
      안팔불태, 수창청춘맨숀, 대구
2019 대구미술의 중심, 봉산문화회관, 대구
      깃발, 국채보상공원, 대구
      달성대구현대미술제, 달성디아크, 대구
      동촌조각축제, 아양아트센터, 대구
      현미협정기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카토릭미협전, 안동
      경계의 단계, 갤러리블라썸, 서울
      본질에 대한 사유, 갤러리휴, 대구
      A4전, 스페이스129, 대구
                    

monicaid@naver.com

 


우재오  禹載五  Woo, Jaeoh   
경북대학교 공법학과 졸업

 

개인전
2021 Layers of movement, 갤러리 라온, 대구
2020 5 days out of 9, DCU갤러리, 대구
2019 As Always, 텀트리프로젝트 갤러리, 대구
2017 우재오展, 시인보호구역, 대구
2015 마당놀이 Playground展, 파동229-1, 대구
2013 유리상자-아트스타 우재오-나를 위한 위로,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1 동제미술전시관 기획전 “Circulation”, 동제미술전시관, 대구
2010 GNI Gallery “Fragments”, GNI 갤러리, 대구
      Doyo Gallery "D", 갤러리 도요, 대구

 

단체전
2023 2023 GAP-말하지 않는 것,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8 It doesn’t matter what it happens,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5 GAP(Glassbox Artist Project)展,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2 정동갤러리 기획전 “I LOOKED”, 정동갤러리, 서울
2011 DEBEC갤러리 사진가집단 루 창작지원전, DEBEC 갤러리, 대구
2010 소멸하는 경계, Goto Gallery, 대구
2009 Portrait 列傳, Doyo Gallery, 대구
      Doyo young Artist 2009 1st Exhibition “생활의 便”, Doyo Gallery, 대구
2008 비주류 사진가동맹 첫 번째 이야기, 정독갤러리, 서울

 

해외 기타
2018 34회 사라예보 윈터페스티벌, Collegium Artisticum,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2012 NordArt 2012 International Exhibition (Carlshütte), 독일
      Daegu Hotel Art Fair, 대구

 

NFT
2023 Floral Harmony(K-Heritage Exhibition) (Metaverse, NFETA)
2022 World Knowledge Forum Exhibition (Metaverse)
      Spatial K-Heritage Exhibition (Metaverse)
      NFT 101, 강동아트센터, 서울
2021 THE META-MENAGERIE(NYC), 미국
      GNF(Glichers NFT Festival), 서울
      블루캔버스 해월동 마켓 NFT공모전 전시, 서울
      Maison de Noel (파리), 프랑스 

 

수상 및 선정
2021 지역작가 미술작품 대여사업 선정
2020 창작준비금 지원사업(창작디딤돌) 선정
2012 봉산문화회관 GLASS BOX ARTSTAR 공모선정
      NordArt 2012 International Exhibition 공모선정

 

레지던시
2020 Short stay in Quartair, Hague, Netherland

 

smartjoe@naver.com

 


서현규 徐玹揆 Seo, Hyeon-Gyu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경북대학교 일반대학원 디지털미디어아트학과 박사수료

개인전
2022 쌍두마차, 가창창작스튜디오 스페이스가창, 대구
2021 유리상자-아트스타 서현규-봉산 십층철탑,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8 유망작가 릴레이전, 어울아트센터, 대구
2016 올해의 청년작가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4 개인전,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0 개인전, 에덴밸리갤러리, 양산
2009 개인전, 수성아트피아, 대구
2009 개인전, 갤러리 로, 대구

 

단체전
2023 2023 GAP-말하지 않는 것,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2 수성인사이드 49-31(Media facade), 수성아트피아 기획전, 대구
      햇살이 따뜻한 미술관 아트라상, 서구문화회관, 대구
2021 한강 ‘흥’프로젝트 야외조각전, 한강여의도공원, 서울
      #15플랫폼, space129, 대구
      RUN together, 달성군청 참꽃갤러리, 달성군
      Re;born,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동촌현대미술제, 아양아트센터, 대구
2020 어반아트뮤지움, 수창청춘맨숀, 대구
      한국현대조각초대전, 춘천mbc, 춘천
2019 어울즈뷰 프로젝트, 어울아트센터, 대구
      수창, 청춘을 리노베이션하다, 수창청춘맨숀, 대구
      예술로 연결하라!수창동, 아트-브릿지,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강정현대미술제, 강정보 일대, 대구
2018 한국조각의 현장속으로, 수성아트피아, 대구
      아티스트북 I-Message, 어울아트센터, 대구
      Stand by me, 웃는얼굴아트센터, 대구
2017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포항영일대해수욕장 일원, 포항
      ‘IN-DAEGU Media Facade2015’, 대구문화예술회관 외벽면, 대구
      양구 대표문화이미지 조각, 양구국민체육센터, 양구
      무인예술:ART WITHOUT MAN, 경북대학교 미술관, 대구
2016 Relationship, 갤러리 409, 용인
      70년 전통, 70년의 전망, 경북대학교 미술관, 대구
2015 아시아프 히든아티스트, 문화역서울 284, 서울
      ‘IN-DAEGU Media Facade2015’, 대구문화예술회관 외벽면, 대구
      신진작가 공모초대전, 웃는얼굴아트센터, 대구
2014 춤추는 스크린, 아양아트센터, 대구
2013 영상예술의 도시-大邱 Urban Montage,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2 크리에이티브 컨버전스 어반 프로젝션 맵핑쇼, 경북대학교 박물관, 대구
      IT와 미술과의 융합, EXCO, 대구
2011 대구, 청년미술프로젝트 YAP’11, EXCO, 대구
      파워아트展, 공평아트센터, 서울
      환영, 그 경계에 서다, 봉산문화회관, 대구
      예술-백화점에서 놀다, 대구백화점, 대구
      신진작가 페스티벌, 공평아트센터, 서울
2010 아르텍스모다, 경북대학교 미술관, 대구
2009 Young Artist in Agenda, 부남미술관, 서울
2008 funfun digital, 동아미술관, 대구
      대한민국 청년예술의 힘, 부남미술관, 서울
      다미갤러리 청년작가 6인 초대전, 다미갤러리, 대구
      영남 미술의 현장,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인사동사람들(한여름밤의 꿈展), 라메르갤러리, 서울
2007 아르텍스모다, 경북대학교 미술관, 대구
      도시유희 거닐다, 봉산문화회관, 대구
2006 유리상자 빛으로 그린 도시인의 꿈과 삶, 봉산문화회관, 대구

 

레지던시
2022 가창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damin918@hanmail.net

 


류신정 柳信汀  Ryu, Shinjung 
경희대학교 미술과 서양화 전공 졸업
ADELPHI Graduate School Fine Arts 전공 졸업(NY)

 

개인전
2021 유리상자-아트스타 류신정-야생 별,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9 Flow, perform, 판교벤쳐벨리, 경기도
2015 Fine art Asia - Hongkong Convention Centre(특별전), 홍콩
2012 Starry Night, 송암아트리움, 강원도
2010 Sun City, 예술의전당, 서울
      sun city, 가회동60, 서울
2008 Blooming City, 안단테 갤러리, 서울
2007 Dreaming City, 스페이스 아침, 서울
2005 Impression;Vitality, 국립고양스튜디오 전시실, 경기도
1998 blue Wills, 조현화랑, 서울
1997 Intuition, 공평아트센타, 서울
1995 metaphor Poem, 오사카 D.C 갤러리, 오사카, 일본
1994 Gallery Tae, 터 갤러리, 서울
1993 Adelphi Gallery, 뉴욕, 미국

 

단체전
2023 2023 GAP-말하지 않는 것,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2 대구현대예술제, 강정보 디아크, 대구 
      The line, 철책선, 파주
      조각페스타, 부산
2021 주터키한국대사관 특별전, 주터키한국대사관, 터키
      foucus, Fitzrovia Gallery, London
      견생조각전, 예울마루, 전라도
2020 영은미술관 개관 20주년 특별기획展, 영은미술관, 경기도
      ART ANKARA 아트페어, ATIS FUARCILIK, 터키
2019 경기아트 전, 판교7벤쳐밸리, 경기도
      한국 현대미술 대표작가전, 터키 문화원, 터키
2018 15주년 기념-Big Movment, 키미아트, 서울
      Beautiful Accompany, Art Gallery of Uzbekistan, 우즈베키스탄
      숲 속의 속삭임, 수원 미술관, 경기도
      철책선 again, 철책선(경기관광공사), 경기도
2017 Winding Memories, 스페이스 담다, 서울
      아리랑 아라리오, 밀양아트센터, 밀양
2016 Hope and Dreams Soar with Wings, 철책선, 파주
      art square, 마포 아트센타, 서울
      plants exile, 수원미술관 체험관, 경기도
2015 Fine art Asia, 홍콩 컨벤션센터, 홍콩

수상 및 선정
2008 송은미술대전 (입선) 
2006 GNAB (관객이 선정한 작품상) 

 

레지던시
2009~2017 송추 아뜰리에, 아트밸리, 경기도 
2011~2011 이란 노마딕 레지던시, 문예진흥원, 이란  
2008~2008 영은 레지던시, 영은 미술관, 경기도 
2005~2006 고양미술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2007~2007 Bundanon Residency, Bundanon, 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   
2005~2006 고양미술스튜디오 입주작가, 국립현대미술관

 

afdf2@hanmail.net

 


협력기획  이윤희  Lee, Yoonhee 

1970년생.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 졸업, 박사 수료.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팀장,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 공공미술관에서 전시기획을 했다.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고려대 등 여러 대학에서 미술의 역사를 강의했다. 2022 서울국제조각페스타 전시감독 역임.
현 수원대학교 미대 객원교수. 미술평론가로 활동.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는 <불편한 시선 _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아날로그, 2022)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