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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2021 Hello! Contemporary Art - Dark side of
- 전시기간2021년 07월 16일(금) ~ 2021년 08월 14일(토)
- 관람시간10:00~13:00, 14:00~17:00(월요일 휴관)
- 장 소1전시실
- 장 르복합
전시정보
봉산문화회관기획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 2021 문예회관 전시 기획프로그램
2021 Hello! Contemporary Art
Dark side of
■ 전 시 명 :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
sector 1. 관계의 어두운 면 The dark side of relationship_3층 1전시실
최성규, 강건, 인세인 박
sector 2. 삶의 어두운 면 The dark side of life_3층 2전시실
임현희
sector 3. 욕망의 어두운 면 The dark side of desire_2층 3전시실
심윤, 채온
■ 관람일정 : 2021. 7. 16(금) ~ 8. 14(토), 월요일 전시없음
■ 관람시간 : 10:00~13:00, 14:00~17:00, ※ 사전 예약제(053-661-3526, 홈페이지)
■ 장 소 : 1~3전시실(2~3층)
■ 참여작가 : 강건, 심윤, 인세인 박, 임현희, 채온, 최성규
■ 심리평론 : 조명실(계명대학교 Tabula Rasa College 교수)
■ 미술평론 : 박소영(PK Art & Media 대표)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 주 최 : 봉산문화회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 주 관 : 봉산문화회관
■ 후 원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661-3500
페이스북(bongsanart), 인스타그램(bongsanart_), 트위터(@bongsanart)
※ 이 전시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문예회관 전시 기획프로그램이며,
사업비 일부를 문예진흥기금으로 지원 받았습니다.
※ 문화소외계층의 단체관람프로그램은 사전 문의 바랍니다.
전시 소개
2021 Hello! Contemporary Art - Dark side of
‘Hello! Contemporary Art’는 2014년부터 동시대성의 참조와 이해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개별적 감성 의지들의 시각적 축적을 선보이면서 각기 다른 인식을 상호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온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의 이름이다.
이번 전시에는 지금까지도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의 최고 앨범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달의 어두운 면(The Dark Side Of The Moon)”에서 착안한 기획을 선보이게 되었다. 1973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당시 시대적 정신인 시간, 돈, 광기, 죽음 같은 무거운 주제를 표현하며 많은 이들을 열광시켰다. 앨범제작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베이시스트 로저 워터스는 "당신이 폭력을 행사했을 때 정당하다고 생각했나?", "죽음이 두려운가?", "당신이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같은 어두운 질문들을 앨범에 삽입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주었다. 그로부터 2021년, 현 사회에서 바라보았을 때 당시 열광했던 시대정신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고 발전해 왔지만, 인간 내면 깊은 곳에 감추고 있는 본능적 어두움의 광기는 언제 어디서든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각종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다. 로저 워터스가 여담에서 “결국 어두운 면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어둡고 밝은 면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은 오직 태양뿐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정상과 비정상, 빛과 어둠, 선과 악, 양과 음, 빛과 어둠은 공존하는 것으로 이분법적 구분은 의미가 없음을 이번 전시에서 암시하고자 한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의 목적을 두고 진행하였다. 사회라는 초자아(Superego)에 의해 억압되어 온 내면의 또 다른 자아 즉, 관습과 교육에 숨겨진 충동, 본능, 감각적인 부분이 내면속에 존재한다는 가정을 두고 예술가들의 심리와 작품을 통해 나타나는 양가성을 찾아보려는 목적과 일반 관람객들이 작품을 관람할 때 형상적 표현 이면에 숨어있는 “작가는 왜 이런 작품을 했을까?”와 같은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함으로 동시대미술과 친근해지기 위한 목적도 함께 두었다.
전시의 구성으로는 보편적 인간의 내면에 간직한 어두운 면을 관계, 삶, 욕망으로 크게 세 가지로 구분(Sector)하였다. 그리고 구분된 내용을 탐구하는 작가들을 초대하고 주제를 “어두운 면(Dark side of)”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제의 근거나 지표를 찾기 위하여 작가의 심리를 미술에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진행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고자 하면, 먼저 작가의 동의를 구함에서부터 출발하였다. 자칫 ‘심리상담’이란 말이 개인적 치부를 드러낼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상담 전문가인 조명실(계명대 교수)의 도움으로 상담윤리의 전문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공개와 비공개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었으며, 작가들도 흔쾌히 취지에 동의하며 진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먼저 주제에 따른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체크리스트를 1차로 이메일을 이용하여 작가의 작품 활동에서의 심리적인 경향을 사전점검하였다. 2차로 그룹별 대면 심리상담과 3가지 상담활동을 통해 구분(Sector)된 주제에 나타난 작가심리의 최소한의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미학적 시각으로 다시 연결하는 과정도 진행하였다. 이미 기존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미학적 비평글을 진행하고 있는 박소영(전시기획자 및 미술비평)에게 심리검사 결과를 전달하여 미학적 비평과 비교토록 부탁하였다. 지금까지 미술에서 바라보는 일방적인 시각이 아닌 다른 시선에 주목하며 해석의 확장을 실험하는 과정인 것이다. 더욱이 현대사회에 들어와 인간행동은 더욱 복잡다단해짐으로 예술가의 시각 또한, 단편적인 모습이 아닌 복잡한 심리상태를 구사하며 표면적 형식 이면에 숨어있는 철학적, 은유적, 감각적인 내용이 녹아있음으로 일련의 활동이 관람객들에게는 추론적 상상력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 것이다. 또한, 축적된 경험의 실현을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며 창조와 발견을 이어나가는 작가에게는 소통과 공감의 단초를 이번 전시에서 찾을 수 있길 기대하며 전시를 열어본다.
sector 1. 관계의 어두운 면(The dark side of relationships) 먼저 사회적인 관점으로 구성해 보았다. 현시대의 가장 큰 화두인 코로나19 팬데믹의 위기를 보며 이성적 판단 이면에서 자칫 분노와 차별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짐을 보았고, 기존 불평등에서 가져온 인종, 지역, 나라, 경제력 등이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수면 아래 집단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도 보여주었다. 인간이 만든 불완전한 사회를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해 관계라는 동시대미술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제공하고 예술가의 다양한 시각과 해석을 담을 수 있도록 3개의 구획으로 나눠보았다. 첫 번째로 최성규 작가는 예술가로 살아가는 본인의 생각과 현상의 안과 밖 이미지를 통해 현대인들이 관계 속에 느끼는 두려움, 편견, 선입견, 오해 등에서 오는 혼란을 이야기하고, 두 번째로 강건 작가는 타자의 시선으로 분열되거나 변형된 또 다른 자아와 본래의 자아가 겪는 이중적 관계에 대해 표현하며, 세 번째로 인세인 박 작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세대와 미디어의 관계에 대해 풀어 본다.
sector 2. 삶의 어두운 면(The dark side of life) 다음으로 인간의 끊임없는 관심사인 삶과 죽음에 대한 접근이다. 삶에 대한 본능은 죽음의 언저리에서 더욱 의지를 불태우게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삶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죽음의 그림자는 늘 곁에 머물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라는 것은 애초부터 모호하며 서로 등을 돌릴 수 없는 관계일 것이지만 그 둘 사이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함으로 우리가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시에 참여한 임현희 작가는 ‘천 번의 숨’ 이란 제목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밀물과 썰물, 살아가기 위한 들숨과 날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움직임과 호흡들이 모인 함축된 조형 언어를 구사하며 죽음에 대한 수용적 자세로 삶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게 한다.
sector 3. 욕망의 어두운 면(The dark side of desire) 마지막으로, 인간의 내면적인 측면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생활 양식은 변화되고 있지만, 각기 존재하는 어두운 단면에 나타나는 인간의 욕망은 크게 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흔히들 욕망은 채워지지 않는 욕구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지만,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이자 발전의 원동력이란 긍정적 측면도 함께 공존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명의 반대말은 자연이 아니라 야만이다.”라는 말과 같이 약자를 짓밟고 착취하려는 잔혹함과 파괴, 탈취하려는 본능이 인간 내면에 존재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이런 인간의 욕망이 문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양가성을 지니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참여한 두 작가의 작품에도 각기 다른 욕망을 내포되어 있는데, 심윤 작가는 현대인이 가지는 다양한 욕망의 이중성을 신화와 명화를 빌려 현실의 굴레를 꿰뚫은 섬세함으로 표현하였으며, 채온 작가는 그림 그리는 본질에 집중하며 대상과의 주체화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내면의 복합적인 욕망을 풀어주는 본능적 행위로 보여준다.
달은 스스로 변화가 불가능하고 오로지 태양의 광원을 받아 빛날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Dark side of the moon 앨범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두운 면의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밝은 면의 결핍에서 발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심리평론
파트 1: 작가님들을 만나기까지의 여정
처음 기획 단계에서 작가님들의 심리를 작품과 접목시켜 이해해 보고 싶다는 취지를 들었을 때 어떻게 이런 기발한 발상을 했을까!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일 것이라는 기대감과 이제까지 내가 만나서 작업해 오던 영역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살짝 도전 의식도 생겨 흔쾌히 긍정적으로 답변을 했다. 그리고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심리검사나 체크리스트를 활용해서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낙천적인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긍정적인 기대감이나 도전력보다는 sector별로 주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그리고 여섯 분의 작가님들과 짧은 시간의 상담을 통해 그분들의 작품 세계와 심리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은 일을 해결해 주는 것처럼 정해진 흐름과 절차에 맞추어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작가님과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다. 여섯 분의 작가님 중에는 포천, 문경, 서울 등지에서 오셔야 하는 상황이었고, 시기적으로도 작가님들이 작품 활동에 몰입해야 하는 때여서 최소한으로 상담 시간을 정해 세 분씩 두 번으로 나누어 작가님들과 심리 여행을 하기로 했다.
작가님들의 작품 활동에서의 심리적인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검사들과 sector마다의 특성을 알아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였다. 대부분의 체크리스트는 논문에서 활용된 신뢰도와 타당도가 검증된 자료를 활용하였다. 전시기획자를 통해 [미완성 문장 완성하기], [윌리엄 글라써의 다섯 가지 욕구], [인생태도], [sector별로 활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작가님들과 미팅 전에 작성요청을 하여 사전 분석하였다.
그리고 봉산문화회관 강의실에서 참여작가와 sector별 그룹으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작가님들끼리도 서로 이전부터 아는 분도 계셨고, 이날 처음 만나 뵙는 분도 계신 듯했다. 물론 나는 미팅에서 처음 뵈었다. 우연히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기다리는 동안 스치듯 지나가는 모습을 통해 ‘이분이 오늘 같이 작업할 작가님이실 수도 있겠네’라는 생각을 하였고, ‘같이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분도 혹시’라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두 경우 다 역시나였다. 낯설지 않은 친숙함이 살짝 느껴졌다. 같이 소그룹으로 상담할 때는 공통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도형 심리,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 보드게임 중에 ‘딕싯’을 활용하였다.
작가님들과 상담을 시작하면서 기획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상담” 그리고 “심리”라는 말에 살짝 불편감을 가지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살펴졌다. 그룹으로 진행되기에 서로 동의를 구하고 개방하고 싶은 만큼만 개방하도록 안내하였다. 그리고 “두 세 시간 만나서 상담하는 것으로 많은 것을 알기도 어렵고, 우리가 하는 활동들이 크게 개방하면 안 될 만큼 비밀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연예인도 상담하잖아요. 편안하게 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말을 중간에 해 드렸다.
우선 서로에 대해 가볍게 자기 개방을 하면서 라포 형성을 하기 위해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상상력 사전”이라는 책에서 제안한 도형 심리검사를 실시하였다. 2019년 한국에 방문하였을 때 ‘집사부일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출연진들과 함께하기도 했던 활동이기도 하다. 동그라미, 세모, 계단, 십자가 모양, 사각형, 3자를 살짝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의 6가지 도형을 제시한 후, 각각의 도형에 선을 더하거나 형태를 더해 새로운 모양을 만들고 각각 작업한 이미지를 보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 등을 형용사로 표현하도록 하였다. 미술 활동을 하는 작가님들이 표현한 그림들은 몇 가지로 나뉘는 듯했다. 정말 여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풍성하게 그리기도 하고, 정말 단순하게 선만을 더해 의미를 담기도 하고, 떠오르는 개념 하나를 생각하고 표현해 주기도 하였다.
두 번째 상담 활동은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Draw-a-Person-in-The-Rain)를 활용하였다.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는 Abrams와 Amchin이 개발한 것으로 자아상과 스트레스 대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투사적 검사의 하나이다. 말, 글, 행동은 자신이 절제하고 감출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그림은 의도하지 않게 자신을 개방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즉 그림은 마음을 투영해 주는 창구가 된다. 심리학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림을 활용한 여러 검사들이 있지만, 작가님들의 자아 강도, 스트레스 정도,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를 활용하였다.
세 번째 상담 활동은 ‘딕싯’이라는 보드게임을 활용하였다. 보드게임이라고 하면 정말 놀이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학습과 관련한 보드게임도 많이 개발되었고 특히 상담 장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보드게임들이 상품화되어 나와 있다. 딕싯은 프랑스의 보드게임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개발한 것으로 84장의 그림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 형식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작가님들과의 상담에서는 자기, 세상, 관계, 작품 활동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였다.
파트 2: 작가님들을 만난 후의 여정
사전 작업 자료들과 소그룹으로 상담을 한 자료들을 기초로 통합해서 sector별로, 작가님별로 분석한 내용을 담아보고자 한다. 다양한 활동이나 체크리스트를 통해 알아본 것이기에 해석에 조심스러움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참고용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 같다.
계명대학교 Tabula Rasa College 교수 조명실
미술평론
평론에 앞서
처음 봉산문화회관 조동오 전시기획자로부터 ‘관계?삶?욕망의 어둠’이란 주제로 열릴 전시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난 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평소 그의 진중한 됨됨이를 알고 있기도 하지만 그가 낸 전시기획안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에서 선정되었으니 괜찮은 아이디어일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마음이 무거워졌다. 미술과 심리를 연결하는 전시를 통해 학제 간 연구 및 심리상담-창작-평론을 통섭한 결과를 보여주기엔 단 몇 달의 기간도 터무니없이 짧을뿐더러 내가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이번 전시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여섯 참여작가의 포트폴리오와 심리상담 결과지가 도착했을 때도 난 여전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오리무중이었다.
전시 오픈을 코앞에 두고 작품들이 설치된 현장에서 각 작가의 공간을 둘러보고 작가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안개가 조금 걷히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학제 간 연구라는 거대담론의 무게에 짓눌리지 말고 작가의 심리 상태를 들여다봄으로써 관람자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조금의 도움을 주고, 예술가/관람자의 소통을 돕는다는 기획자의 의도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요즘 국내외 전시 다수가 관람자들로부터 난해하고 불친절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데 비해 이번 전시는 창조과정의 신비를 깨고 예술가와 관람자가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가. 이런 노력을 통해 예술작품의 창조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작업실의 현상일 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현상으로서 작업실 밖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심리상담전문 조명실 교수의 결과지는 나도 이런 검사를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웠다. 심리검사에 참여했던 작가들 역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우선 각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글을 차례로 쓰는 과정에서 결과지는 맨 나중에 읽었다. 심리상담 결과에서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증된 시스템과 학설에 준한 체크리스트로 작가의 심리적인 경향을 분석한 결과에서 참조할 부분은 있었다.
비록 이 전시는 각각 ‘관계’, ‘삶’, ‘욕망’으로 구분해 어두운 면을 탐색했지만, 이 셋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개념이다. 이 셋의 불가분성은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어둠과 밝음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으로, 서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상호 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극과 극의 변증법은 균형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 인력과 반력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예술가는 때때로 삶을 증명하기 위해 죽음과 부딪혀야 하는 이유이자 존재의 역설이기도 하다. 낮의 밝음과 밤의 어둠 사이를 오감에도 역설이 있는데, 왜냐하면 밤은 꿈을 꾸게 하고 낮은 가끔 어두워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술작품 창조의 핵심은 상치하는 힘의 융합이며,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 모두 이것을 인식하고 있다.
PK Art & Media 대표 박소영
sector 1. 관계의 어두운 면 The dark side of relationship _ 1전시실 3층
최성규, 강건, 인세인 박
1전시실 전경
관계의 어두운 면은 인생태도, 대인관계 욕구, 대인관계 성향, 의사소통 유형 등을 중심으로 작가님들의 심리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교류분석(Transactional Analysis)은 여러 상담 이론 중의 하나로 ‘자신의 삶의 입장에 따라 서로가 주고받는 의사소통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이다. 교류분석을 개발한 에릭 번(Eric Berne)은 학령기에 접어들면 자기와 타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신념을 형성하게 되고 이런 신념은 일생 동안 남아 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신념들이 조합되어 자기긍정/타인긍정, 자기긍정/타인부정, 자기부정/타인긍정, 자기부정/타인부정의 네 가지 인생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인생태도는 생각하고 느끼면서 갖게 되는 자기와 타인에 대한 가치 또는 기본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성, 태도, 자세라 할 수 있다. 인생태도는 한 인간의 삶의 자세, 인생관, 가치관, 자아존중감, 그 사람의 자아상태 등과 관계가 있다. 네 가지 인생태도 중에 빈번하게 나타내거나 선호하는 태도 특히, 중요한 상황에서 나타내는 태도를 기본 태도라 하며, 사람들은 그 태도와 일치하는 특별한 방식으로 사물을 지각하게 된다. 자기긍정, 타인긍정의 인생태도가 높을수록 인간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작가님들의 결과를 살펴보니, 자신에 대한 문항보다 타인에 대한 문항에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자기와의 관계보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명료한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대인관계 욕구는 좌절된 대인관계 욕구를 통해 탐색해 보았다. 좌절된 대인관계 욕구는 Joiner(2005)가 대인관계 심리 모형(Interpersonal Psychological Model)을 제안하며 주장한 개념으로 다른 사람들과 ‘짐이 되는 느낌’과 ‘좌절된 소속감’이라는 두 가지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었고,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 지지체계 내에서 적절하게 통합되지 못하고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왜곡 수준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좌절된 대인관계 욕구는 대인관계 유능성이 부족하거나 지속적으로 대인관계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는 인지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대인관계 성향은 특정 개인이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고, 자각하고 행동하는 심리적 지향성이다. 역할성향, 사회관계성향, 표현성향의 세 가지 주요 영역으로 구성된 안범희(1985)의 「대인관계성향 검사」 중에 4가지 하위 차원을 사용하였다. 역할성향의 하위요인 중 지배적-우월적 성향, 사회관계성향에서는 동정적-수용적 성향, 사교적-우호적 성향, 표현성향에서는 과시적-자기도취적 성향을 활용하였다. 첫째, 역할성향(role disposition)은 개인이 타인에게 어떤 행위를 하는가와 관련한 것으로 자신의 권리에 대한 옹호 및 자기주장, 집단지도력, 독립성 등을 나타낸다. 둘째, 사회관계성향(sociometric disposition)은 개인이 타인에게 어떤 언행을 기대하는가와 관련한 것으로 타인의 수용, 사교적, 우호적인 사회적 관계의 형성, 타인의 느낌에 대한 유의한 반응 등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표현성향(expressive disposition)은 타인의 언행에 어떤 반응을 하는가와 관련한 것으로 경쟁성, 공격성, 타인의 행동에 대한 자의식적, 과시적 반응행동 등을 나타낸다. 자아개념이 긍정적일수록 사교-우호적, 동정-수용적, 과시-자기도취적 성향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마지막으로 의사소통유형은 가족상담 이론 중에 경험적 가족치료(experiential family therapy)의 대중화에 기여한 사티어(Satir)가 스트레스 또는 긴장상황에서 비생산적으로 대처하는 방식을 알아보기 위해 제안한 것을 활용하였다. 사티어는 자기, 타인, 상황을 자아존중감의 세 가지 요소로 보았으며, 이 세 가지 요소 중 어느 것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의사소통이 달라진다고 보았다. 스트레스나 갈등 상황에서 자주 사용하는 의사소통 유형을 유형화하여 회유형, 비난형, 초이성형, 산만형, 일치형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다.
<최성규 작가님>
인생태도는 타인과의 관계를 점검하거나 소통하는 역할을 해 준다. 네 가지 인생태도 중에 자기긍정이 높은 편이고 타인부정이 살짝 높게 나왔지만 타인긍정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았다. 제3의 태도인 자기긍정/타인부정의 태도를 취한다면 자기와의 관계에서는 자기 우월을 나타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무시를 나타낸다. 이 태도는 독선적이고 독단적이며 배타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으며, 지배적인 사람이 취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자신감이 넘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지나치면 타인을 보는 눈이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고 고압적이거나 비정한 그리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상담 장면에서 만난 최성규 작가님은 자기긍정/타인긍정이 높은 분으로 보이기도 했으며, 의사소통 유형이 회유형인 것을 참고하면 자기긍정/타인긍정이 더 맞을 수도 있을 듯하다. 스스로도 너무 무난한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다. 제4의 태도인 자기긍정/타인긍정의 태도라면 가장 이상적이며 건강한 태도이며 현실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기와의 관계에서는 자기존중을 보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공존을 나타내며 개방적으로 소통한다.
좌절된 대인관계 욕구에서는 ‘짐이 되는 느낌’이나 ‘좌절된 소속감’의 두 가지 하위요인의 점수가 낮은 편으로 특이 사항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대인관계 성향도 역할성향과 사회관계성향, 표현성향 모두 중간 정도에 분포되어 있어 두드러진 특성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에서도 강아지와 비를 맞고 있지만 바로 그칠 비로 예측을 하고 있고 주변에 산, 나무, 꽃, 새 등을 같이 표현해 주고 상쾌하고 행복하다는 표현으로 볼 때 편안한 대인관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인관계 욕구나 성향 등에서도 대인관계에서 안정적인 편이라 할 수 있다.
의사소통 유형 중에 회유형이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다. 회유형은 자기, 타인, 상황 중에서 자기가 무시된 유형으로 ‘다 내 탓’으로 돌리고 타인에게 맞추려는 경향이 있고 타인의 승인이나 인정을 얻기 위해 자기를 약자로 표현한다.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나 긴장상황에서 상대방의 의견에 따르고 맞추어 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회유형이 보완하면 좋을 점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회유형은 돌보거나 보듬어주는 것을 잘하고 민감성이 뛰어난 편이다.
<강건 작가님>
인생태도 중에 자기긍정과 타인긍정의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점수 분포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고 자기긍정과 자기부정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반면에 타인긍정의 점수는 타인부정보다는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두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제4의 태도인 자기긍정/타인긍정이라면 가장 이상적이며 건강한 태도이며 현실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기와의 관계에서는 자기존중을 보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공존을 나타내며 개방적으로 소통한다. 둘째, 제1의 태도인 자기부정/타인긍정이라면 자기와의 관계에서 자기 무능을 보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회피를 나타낼 수 있으며, 자기변명을 많이 할 수 있다. 그리고 타인과 비교해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취하는 태도로 자기비하, 무가치감, 무력감, 열등감을 느끼고 있어 타인에게 주눅이 들고 우울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대인관계 욕구 점수는 중간 정도로 나타났으나 ‘짐이 되는 느낌’의 점수가 ‘좌절된 소속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짐이 되는 느낌’은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사람의 안녕에 기여하고 싶은 욕구가 좌절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자신이 무능하고 무력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부담스러운 존재 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짐이 될 수 있다는 생각과 관련 있다. 그리고 다섯 가지 욕구 중에서는 자유의 욕구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높은 욕구가 사랑과 소속의 욕구로 나타났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프리랜서로 혼자 자유롭게 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보장되면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높은 편이어서 기관이나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것도 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좌절된 소속감의 점수가 낮은 것은 소속감의 욕구가 충족되어 있음을 이야기해 주는 부분으로도 볼 수 있다.
대인관계 성향에서는 과시-자기도취적 성향이 가장 높게 나타나서 자기 노출을 잘하며 낙천적인 경향을 띨 수 있다. 다음으로 동정-수용적 성향의 점수가 높아서 사회관계에서 허용적이고 포용력이 있다.
의사소통 유형은 일치형이 가장 높은 점수로 나타났다. 일치형은 기능적인 의사소통 유형으로서 자기와 타인과 상황이 모두 중시되며 균형 잡힌 유형이다. 의사소통의 내용과 내면의 감정이 일치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개방적이고 공유하며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해 준다. 그리고 평화로움과 차분함이 있으며, 자기와 타인에 대해 수용적인 편이며, 스스로 알아차리는 능력이 뛰어나며 자아존중감이 높은 편이다. 빗속의 사람 그림 검사에서는 현재 스트레스 상황에 많이 놓여 있고 비를 그냥 맞는 것은 스트레스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엄청나게 내리는 빗속을 달리는 활동성의 표현은 에너지나 활력이 넘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비를 즐기고 행복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일치형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듯하다. 그림 속 사람은 ‘어린 시절의 나’이고 ‘나이가 12세’라고 표현해서 이전 단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표현으로 볼 수 있으며, 아래 여백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안정감의 부족 또는 불안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인세인 박 작가님>
인생태도 중에 자기긍정과 타인긍정의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기긍정과 자기부정의 점수가 비슷하였다. 반면에 타인긍정의 점수는 타인부정보다는 살짝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세인 박 작가님의 경우도 자기긍정/타인긍정 그리고 자기부정/타인긍정의 두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상담 장면에서 만난 인세인 박 작가님은 자기부정/타인긍정에 대한 부분이 살짝 엿보였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거의 수용해 주고 있었으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도형에서 방향을 달리해서 그리긴 했지만, 인생관을 나타내는 계단 모양에 맨 위 사람이 서 있는 것을 그리고 ‘낭떠러지”라고 표현을 했으며, 미완성 문장에서 살짝 소진된 자신을 표현한 부분들이 있었다.
대인관계 욕구 점수가 중간 정도로 나타났으나 ‘좌절된 소속감’의 점수가 ‘짐이 되는 느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좌절된 소속감’은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소속감이 상실되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느끼는 감정으로 외로움, 상호 간의 돌봄 부족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좌절된 사랑이나 관계에서의 불화를 나타내 주고 소외감, 고립감, 외로움 등과 관련되기도 한다.
대인관계 성향에서는 대부분의 점수 분포가 평균 아래로 나타나서 낮은 것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다. 사교-우호 성향의 점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지배-우월 성향의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사교-우호적 성향의 점수가 낮으면 비사교적이고 비우호적일 가능성이 있다. 미완성 문장 완성하기에서 ‘나는 무기력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현재 번 아웃 중이다’ 등으로 표현한 것에 비추어볼 때 사교-우호적 성향이 낮은 이유가 현재 많이 지쳐있고 소진된 상황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배-우월적 성향의 점수가 낮으면 역할수행에서 복종적이고 자기를 과소평가할 수도 있다. 욕구와 관련한 결과에서 자유의 욕구가 가장 높았으며 사랑과 소속의 욕구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누군가의 간섭이나 관여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유형으로 선택권과 자율권 보장이 중요한 요건일 수 있다.
의사소통 유형에서도 비난형, 초이성형, 산만형의 점수는 거의 낮은 점수를 보이고 일치형과 회유형의 점수는 비슷한 점수로 나머지 세 유형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인세인 박 작가님의 경우는 두 가지 유형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스트레스의 종류나 상황에 따라 그리고 대상에 따라 일치형이나 회유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미완성 문장 완성하기 중에 ‘나를 소개할 세 가지는 박영덕. 인세인 박, 누군가의 아들이자 남편이다’, 그리고 이유로 역할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셔서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의사소통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회유형은 대인관계 성향 중 지배-우월이 낮은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조명실
■ 최성규 Choi, Sunggyu 崔成圭
그 따위 농담은 이제 지겨워 3, 복합매체, 가변설치, 2021
하늘은 지금 내가 X 같다는걸 알고 있다 1, 캔버스에 유화, 200×230cm, 2021
하늘은 지금 내가 X같다는걸 알고 있다 3, 복합매체, 488×244cm, 2021
“당신은 내 친구, 당신은 볼 수 있나요? 우리는 여러번 술을 함께 마셨죠. 우리는 여러번 우리의 생각을 공유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알아 차렸지요. 내가 가진 생각은? 글쎄, 내가 사랑이 있다는 걸 알잖아요. 내가 아는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 살기 위해 놓지 않을게요. 하지만 당신은 반대편을 볼 수 있나요? 내게 어둠으로 다가오는 끔찍한 짐, 그런 일이 가끔 일어나나요? 나는 어둠을 봅니다. 나는 어둠을 봅니다. 나는 어둠을 봅니다. 나는 어둠을 봅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계시나요? 왠지 당신이 이 어둠에서 나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삶에는 평화가 있습니다 ... 미소를 안으로 끌어 당겨, 그리고 영원히 불을 붙여, 절대 잠들지 마세요. 나의 용감한 형제여! 이게 내가 보는 전부가 아닙니다. 오 아니, 나는 어둠이 보입니다. 오 어둠이 보입니다. 어둠이 보입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계십니까? 왠지 당신이 이 어둠에서 나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성규 작가노트
Sector 1: (최성규) 보헤미안 랩소디
최성규의 이번 전시를 아우르는 타이틀인 는 그가 오래전부터 좋아한 미국 가수이자 작곡가인 보니 ‘프린스’ 빌리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 같은 제목의 200호 흑백톤 그림의 하단에는 죽음을 형상화한 소녀와 관을 암시하는 사각형 안의 흰 꽃이 있다. 또 하나의 흰 꽃은 그림 상단의 산을 배경으로 태양처럼 떠있다. 소녀는 관람자를 향해 담담한 눈길을 보낸다. 이 그림에서 어둠은 작가의 말처럼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배태한 공간을 은유한다. 이 점은 그가 포목점에서 얻은 흰 천에 오일파스텔로 보일 듯 말 듯 쓴 ‘I see the darkness’에서 강조된다.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천에 감춰진 어둠은 역설적으로 언젠가 섬광처럼 스스로 드러내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벽 한 면을 가득 채우거나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된 멀티 콜라주 작업이 주를 이룬다. 그가 독일에서부터 수집했던 오래된 흑백사진과 여러 책에서 나온 이미지들, 작은 액자, 직접 만든 목판화, 폐가구의 파편들, 영국 가수 더 스미스의 노래 가사, 반복적인 이미지가 돌아가는 미니 모니터 등 셀 수 없을 만큼의 이질적인 조합 사이사이에 작가가 낙서처럼 그린 드로잉이 혼재한다. 이 모두가 펼치는 스펙터클에는 서구화로 잊힌 토착 민족의 역사, 지구 환경의 문제 등이 녹아있다. 그가 상하이에서 몇 달간 레지던시 작가로 머물던 시기, 길거리에서 주웠던 금색과 붉은색 담배곽들을 접은 것에서는 극단적인 ‘물질만능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로 치닫는 중국의 현재를 꼬집는 의도도 엿보인다. 일관성 없는 그의 작업은 자기충족적이고 거침없으며 직관적이다. 정연함은 없지만, 작가 나름의 질서가 억제되지 않고 살아있으며, 이 질서가 변화하는 삶을 노래하는 그의 작업을 표현하는 핵심적인 단어이다.
최성규는 지역 작가들과의 연대를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정성을 쏟아붓고 있다. 그를 중심으로 결성된 ‘썬데이페이퍼’를 통해 화단에 첫발을 디딘 여러 작가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주어졌다. 나아가 지금은 ‘보물섬’이라는 대안공간을 운영하면서 워크샵을 비롯해 신진기획자를 프로모션하는 사업도 하는 등 외연을 넓혔으며 창작스튜디오 운영도 꿈꾸고 있다. 이 모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그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문화재단이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안서를 제출하는데, 매번은 아니지만 자주 심사를 통과해 지원금을 받고 있다.
사회적 연대 형성을 통해 사회의 균형과 발전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최성규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이자 예술가에게 필요한 조건의 기준인 듯하다. 이는 강한 국가의 건설이 아니라 사회적 연대의 발전으로 아노미의 해법을 제시했던 뒤르켐(E. Durkeim)의 사회병리학적 이론에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중앙정부의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확률이 저조한 지방에서 미술가로 살아남기란 결코 녹록하지 않다. 무엇보다 극소수를 제외한 미술가들이 봉착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이들의 미래는 늘 불투명하고 불안하다. 최성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대를 통한 예술가 공동체를 지향하는 동시에 이것이야말로 삶과 작업의 원동력이라는 확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인생태도를 보여주는 심리테스트에서 최성규는 ‘타인부정이 조금 보이는 자기긍정’으로 나왔으나, 흥미롭게도 심리상담가와의 면담에서는 ‘자기긍정/타인긍정에 의사소통은 회유형’으로 나왔다. 즉 배타적, 독선적이라기보다는 타인을 보듬는 유형인 점은 예술가들의 연대를 추구하는 공동체를 유연하게 이끌어가는 그의 면모를 방증하는 자료라 하겠다.
어쩌면 최성규는 보헤미안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멜팅팟’ 혹은 자유로운 형식과 열정으로 울려퍼지는 랩소디 같은 그의 작업도 사회의 관습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방랑자 기질에서 연유하지 않을까 싶다.
박소영
■ 강건 Kang, Kun 姜建
순수잡종, 폴리우레탄, 레진, 합성 모피, 바늘, 실, 비즈, 65×176×104cm, 2021
프랑스에서의 삶이 얼마 시작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한국의 아버지와 연결이 끊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랜 유학 기간 동안 아버지와 접촉할 수 없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개인적인 가정사를 지닌 채 타국에서 외국인으로서 아무렇지 않은 듯 나 스스로를 감추고 꾸미며 살아야 했다. 나의 작업은 한동안 갇힌 삶을 살아야 했던 아버지로 인해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갇힌 마음으로 살아야 했던 그 아들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로부터 출발했다.
인물 형태의 입체작업들은 타자의 시각으로 재탄생된 또 다른 아이덴티티와 내가 바라보는 진정한 자아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자화상을 기초하고 있는데, 내면의 들끓는 감정을 지닌 채 누군가에게 사정을 알리기 싫어 가면을 쓰고 살아야 했던 나의 실제 이야기와 내가 느꼈던 감정을 우는 아기, 결박당한 성인의 모습 등 다양한 형상의 조각으로 그 안에 내포하고 싶었다.
본래 자화상으로서 나를 대변하는 한 명의 인체로 시작했지만 뒤틀어지거나 다른 인체와 결합되고 혹은 삭제되는 등, 현재는 인간 형상을 변형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작업 구현에 있어 나는 실, 깃털, 펠트, 모피 등 가볍고 부드러우며 연약한 재료에 매료되었는데, 더러워지고 훼손되기 쉬운 약한 것들에 대한 동질감과 그것들로 둘러싸인 형상을 구축하는 과정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섬유 소재들로 조형하도록 이끌었다.
강건
sector1(강건) 얽히고설킨 관계 풀기
강건의 작품이 펼쳐진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맨 먼저 바닥에 놓인 특이한 생명체 같은 형상이 내 눈에 들어왔다. 이 괴이한 조형물에 가까이 다가선 순간, 뜬금없이 나는 작품 뒷면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훤히 비어있는 뱃속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틈에서 왜 갑자기 어머니의 자궁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합성 모피와 깃털로 덮인 작품의 표면에서 온기를 느꼈기 때문인 듯하다. <늘>로 명명된 이 입체작품은 갈비뼈 모양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주름진 번데기 혹은 애벌레 형상이 웅크린 자세로 좌대에 놓인 <그>란 작품의 양쪽에 붙은 뿔에는 투명 비즈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비즈는 눈물이 결정화(結晶化)된 것일 수도 있고, 비상을 기약하는 날개일 수도 있다. 이 두 작품은 작가가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시의 의미를 지닌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느라 여성성마저 바래져 가는 어머니는 앙상한 갈비뼈나 주름진 번데기 형태로 표현이 되었지만, 그에게 어머니는 마냥 애달픈 존재만은 아니다. 번데기의 전형성능(totipotency)에서 화려한 나비로의 변태가 가능하듯이 그에게 어머니는 전형성능만큼 큰 능력을 지닌, 그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신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작가가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지 2년이 될 무렵,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연락이 끊겨버린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가계를 책임지느라 고군분투해야만 하는 상황이 닥쳤다. 그런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불안감으로부터 지금의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는 누구에게도 급작스레 변한 개인사를 밝힐 수 없는 현실에서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느라 점차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 메타포로서의 가면이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존재성을 의미한다. 원래의 나와 사회적인 시선을 의식하는 나의 양립에서 야기된 혼돈은 그의 작품에서 먼저 미분화 상태나 혼종의 생명체 형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족을 향한 미안함과 자신이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는 데서 나오는 자괴감, 여기에 정체성의 혼란까지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은 재료에서도 변화를 일으킨다. 폴리우레탄, 레진처럼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하는 유동적인 재료에 합성 모피, 비즈, 실 같은 오브제가 더해짐으로써 재료의 물성 그 자체만으로도 작품은 촉지(觸指)할 수 있는 민감한 감각 대상으로 변모한다.
이번 전시는 어머니의 공간과 아버지의 공간으로 분리되는데, <순수잡종>과 <환영>이란 작품을 빌어 작가는 두 사람을 향하는 각기 다른 심리 상태를 투영한다. 구부정히 구부린 인물이 바닥에 누운 머리 없는 인물을 누르는 <순수잡종>은 강건이 개인전(2019) 타이틀로 내세웠던 ‘클론’ 테마의 연장선에 있는 입체작품이다. 두 인물을 감고 있는 실타래는 상충?분열하는 두 개의 자아를 하나로 합치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아버지를 향한 작가의 양가적인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환영>은 얼굴에 촉수를 세운 달팽이가 겹쳐진 모습으로 어머니의 공간을 내려다보는 작가의 자화상이다. 안쪽으로 들어간 공간의 벽에 걸린 <어버버>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풀어낸 그림이다. 화면에 붙여진 양모 뭉치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상을 응집시키면서 서서히 일정한 모양이 없는 ‘형태-무형태’가 떠오르게 만든다. 이 ‘무형태’ 혹은 형태의 모체(matrix)는 형태보다 이전에 있는 것으로, 마치 집단무의식에서 추출된 원형과도 같은 이미지로 보인다.
심리테스트 중 대인관계 욕구에서 ‘짐이 되는 느낌’이 조금 높게 나온 강건에게 가족 관계에 포커스를 맞춘 이번 전시는 내면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적극적인 시도로 보인다. 작업을 통해 관계의 얽히고설킴을 풀어나감으로써 점진적으로 그는 이 세계 안에서의 존재의 근본적인 차원을 인식하고 마침내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 한다.
박소영
■ 인세인 박 Insane Park
Burn in, Burn out, 강화 스티로폼, 실리콘, 가변설치, 2021
Holytube, 강화 스티로폼, 실리콘, 가변설치, 2021
Media grave, 네온, 수레, 가변설치, 2021
Melted, 네온, 금속 프레임, 전구, 가변설치, 2021 외
미디어는 묻어있다.
몇 년전 부터 흔히 말하는 번아웃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싼 사적이고도 공적으로 엮여진 수많은 관계들이 끈적하게 들러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마치 캐스팅을 할 때 사용하는 실리콘이 손에 묻었을 때의 그 찝찝한 기분, 물이나 신나로도 잘 닦이지 않아서 한동안은 피부에 들러붙어서 미끄덩거리는, 꽤나 불쾌한 물성의 촉감처럼 한번 들러붙은 관계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태워버리고 싶은데 태워지기는커녕 녹아서 엉겨 붙은 그것은 한쪽 손으로 닦으면 닦아낸 손에 전염병처럼 들러붙는다.
이것은 마치 미디어 같다. 매일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으로 접하는 미디어라는 녀석은 도통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하게 이슈와 사건들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워놓고, 그 전에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이슈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시 뒤에 다른 이슈들로 다시 채워진다. 채워진 머릿속은 리셋되고 재부팅하는 것을 반복한다. 자극적인 문구와 선정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찬 이 세계는 클릭하거나 터치 한번이면 수많은 정보들을 토하듯 뱉어낸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스스로 주체가 되지 못하고 화면 안의 알고리즘은 내 뇌를 핥아버린다. 그야말로 brain washed인 것이다. 다시금 순결해진 내 뇌는 마치 처음 본 것을 어미라 여기는 어느 짐승처럼 그것을 어미라 여긴다. 아이에게 어머니는 신앙이다. 자식은 부모의 유전자를 빌려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미디어가 되고 미디어는 내가 되었다.
인세인 박 작가노트
Sector 1: (인세인 박) 날것 상태의 미디어 환경
땀을 뻘뻘 흘리며 작품을 설치하느라 정신이 없는 인세인 박에게 나는 인사를 건네기가 조심스러웠다. 내가 전시장에서 처음 그를 봤던 날의 인상이다. 벽, 모퉁이, 바닥, 천장 등 전시공간의 모든 부분에 작품들이 걸려있거나 놓여있고, 영상도 구형 브라운관 TV를 통해 송출되거나 프로젝션 매핑 방식으로 벽에 프로젝션되고 있었다. 도색용 페인트통들까지 바닥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공간연출의 현장은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정신없이 바쁜 인세인 박을 대신해 나는 동료 작가이기도 한 그의 부인에게 ‘함께 작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멋진 공간이 연출될 것 같다’는 덕담을 나기고 현장을 떠나며 왜 그가 예명으로 ‘insane’(제정신이 아닌)을 사용하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는 듯도 했다.
인세인 박은 미술가라기보다는 오늘날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미디어 세계, 그리고 정보의 홍수를 다루는 스펙터클의 각본가, 기획자, 무대 디자이너에 더 가깝다. ‘매일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으로 접하는 미디어라는 녀석은 도통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그가 작업노트에서 밝혔듯이, 그의 작업은 미디어 세계에 거의 강박적이며 중독에 가깝게 결속되어 있다. <미디어는 메시지>(1967)라는 저서에서 모든 뉴미디어는 새로운 언어이자 새로운 노동 습관과 집단의식이 집합적으로 얻은 경험을 체계화한다고 역설했던 맥루한이 1990년대 이후 쏟아진 PC 통신, 인터넷, VOD, SNS, 블로거, 1인 크리에이터 유튜버 등과 같은 뉴미디어 플랫폼이 폭발적인 속도로 확장될 것을 예상했을까? 스마트폰에 의한 스마트미디어는 혁신적인 정보의 플랫폼이자 소통의 네트워크로 우리를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거의 종일 스마트폰을 검색하는 인세인 박은 무작위로 접한 정보의 파편들을 수집/편집/재구성해서 다양한 재료와 매체로 펼침으로써 ‘우리를 옥죄는 혹은 우리가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미디어 환경을 날것의 상태로 보여준다.
인세인 박이 미디어, 즉 정보를 전달하는 매스미디어 그 자체에 관심이 있는지, 팩트 여부와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는 정보가 지닌 막강한 권력의 속성에 파고들고 싶은지, 혹은 이 둘 다인지는 모호하다. 한 마디로 비정형적인 여러 요소가 뒤얽힌 그의 스펙터클은 즉흥 공연(improvisation) 혹은 퍼포먼스에서처럼 적용 범위가 넓은 모호성을 내포하고 있다. 영상작업 에서는 지금의 미디어 생태를 대하는 작가의 모호한 태도가 강조된다. ‘Don’t hate media, become media’란 분홍색 문구에서 서서히 물감이 흘러내리다가 마지막엔 온통 분홍색으로 덮여버린 화면이 나온다. 입체적으로 만든 ‘HOLYTUBE’에서는 분홍색 캐스팅용 실리콘이 이 단어를 구성하는 알파벳을 따라 주르륵 흰 벽면을 타고 내려오다 바닥에 굳어져 있다. 흘러내리는 글자는 공포영화 포스터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처럼 인세인 박은 ‘아쌍블라주-병적인-키취’ 스펙터클을 통해 인간과 미디어 환경 간의 대결과 지배구조, 그리고 그것에 너무도 익숙해진 사람들의 관계를 복합적인 형식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인세인 박은 요 몇 년 사이 거의 질주하는 속도로 매년 개인전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그룹전에서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자신이 탈진한 상태임을 ‘BURN IN/OUT’ 작업을 빌어 표현한다. B. 베르베르의 도형이나 미완성 문장 완성하기 테스트에서도 소진된 자신을 표현한 부분들이 있었고 대인관계에서도 비사교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러티브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세계는 지금의 미디어 환경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작업을 통해서만 사람들과의 소통, 즉 ‘관계맺기’에 이를 수 있는 그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인 듯하다.
박소영
참여작가 프로필
최성규 Choi, Sunggyu 崔成圭
뒤셀도르프 미술대학 졸업(마이스터슐러 by Tal.R)
영남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2019 집으로부터, 보물섬, 경산
2018 추위, 아트클럽 삼덕, 경산
2016 5년전, 예술공간 거인, 영천
10년전, 아트클럽 삼덕, 대구
2015 자인 2012~2015,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1 Lake House & Second Date, 봉산문화회관, 대구
2007 The gentle winde, Willch-Kultur Form, Willich, 독일
단체전
2021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 봉산문화회관, 대구
서상동 프로젝트 10-도취삼매:백신애-리서치, 보물섬, 경산
2020 소소용용, scc용두예술공간, 대전
2019 다랩소디, 아트클럽 삼덕/스튜디오 2046, 대구/베를린
메치, 수성아트피아, 대구
2017 스완송, 봉산문화회관, 대구
로맨틱 벗 써바이블 프로젝트 결과전, 예술공간 거인, 영천
대구예술생태보감,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6 파운데이션, 아트클럽 삼덕, 대구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5 커리큘럼,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썬-자이언트, 예술공간 거인, 영천
2014 리턴 투 방천, 스페이스 바, 대구
2013 썬데이페이퍼-셀시우스,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대구미술의 사색, 대구미술관, 대구
2012 매너와 풍경,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화요일, 노란날들, 대구
2011 진경의 맥,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홈 커밍데이, 스페이스 가창, 대구
Monday Morning 5:19,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0 썬데이페이퍼, 봉산문화회관, 대구
2009 GoStop, 쿤스트 반 호프 엘러, 뒤셀도르프, 독일
해외작가 초청 레지던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Struggle, 시안미술관, 영천
다루기 힘든 것의 목소리, 갤러리 보우, 울산
2003 에스빠스, 갤러리 M, 대구
2002 예솔회 전시, 예술마당 솔, 대구
1999 안녕하세요 쿠르베씨, 예술마당 솔, 대구
현대미술의 동향, 울산 현대미술관, 울산
레지던시
2009 가창창작스튜디오 4기 작가, 현대미술가협회
2013 상하이 현대미술관 레지던스, 중국
강건 Kang, Kun 姜建
2017 프랑스 파리 세르지 국립 고등 미술학교 DNSEP
2015 프랑스 렌 브르타뉴 유럽 고등 미술학교 DNAP
개인전
2021 타아상실, 아트스페이스 광교, 수원
2020 아메바, 룬트갤러리, 서울
다른다른사람, 스페이스 가창, 대구
2019 소셜클론, 아트스페이스 오, 서울
2016 외부인, 요한갤러리, 파리, 프랑스
단체전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 봉산문화회관, 대구
하나의 당김, 네개의 눈, 공간 TYPE, 서울
New world new word, ACC 아시아창작스튜디오, 광주
2020 스크린샷-해시태그, 성산 아트홀, 창원
실재와 가상 그 경계에서, 수창청춘맨숀, 대구
2019 가능성의 기술, 고양 아람누리 미술관, 고양
HEAT 아시아 현대미술 페스티벌, IESA, 파리, 프랑스
4회 뉴드로잉프로젝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2018 현대미술 페스티벌(24회 Parcours de l'art), 셀레스탕스 교회, 아비뇽, 프랑스
실 혹은 섬유, 메이막 아트센터, 메이막, 프랑스
CRAC 16회 현대미술 비엔날레, 장 모흘렛 공간, 샹피니 쉬르 마른, 프랑스
2017 경계선 (27회 miniartextil), 성 프란시스 교회, 코모, 이탈리아
Digital exartcise II, le 100ecs, 파리, 프랑스
Confrontation, 크루스 갤러리, 파리, 프랑스
2016 사람, 아트아시아 센터, 파리, 프랑스
2회 Artagon, 파싸즈 레츠, 파리, 프랑스
캐비넷 다 엔드 06, 갤러리 다엔드, 파리, 프랑스
2015 아시아 현대미술 청년작가전, 세종미술관, 서울
도핀현대미술상 수상자전, 크루스 갤러리, 파리, 프랑스
썸머쇼#2, 프라티캬블 랠러리, 헨느, 프랑스
레지던시
2021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ACC 아시아 창작스튜디오, 광주?
2020 가창창작스튜디오, 대구
2019 경남예술창작센터, 산청
수상
2020 개인전 지원 경기작가 선정?, 경기문화재단
2019 예술 창작지원 시각예술 유망작가 선정?, 경기문화재단
2017 27회 Miniartextil 선정작가, 코모, 이탈리아
2016 2회 Artagon 선정작가, 파리, 프랑스
2015 아시아 현대미술 청년작가전 대상 수상, 광화문 국제아트페스티벌 2015, 서울
2015 도핀 현대미술상 대중상, 르 샤씨 특별상 수상, 파리, 프랑스
www.kangkun.net
contact.kangkun@gmail.com
인세인 박 Insane Park
경기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0 나는 아무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그림을 그립시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2018 SEXHIBITION,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1, 제주
2017 포르노 제작을 위한 습작, M17, 경기
2015 Summer’s never coming again, Art Project CZ, 상하이, 중국
2014 UNPORTRAIT, 백운갤러리, 에트로 미술상전시, 서울
Director’s cut,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2012 Blame Game, 영은미술관, 경기
2011 M.Idea,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2009 미디어의 습격, 신한 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1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0 예외상태,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코로나 시대의 사랑, 플레이스막3, 서울
정직하고 선정적인 검정 윤곽선, 갤러리 유진 목공소, 서울
잘 못 보이고 잘 못 말해진, 행화탕, 서울
2018 Deconstructing Damage, 라샤펠 아트센터, 프랑스
DMZ Peace Platform, DMZ 캠프그리브스, 파주
2017 이면탐구자, 경기도 미술관, 안산
계단,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엘리베이터, 선광미술관, 인천
수줍은 본능, 갤러리 수, 서울
별의 별,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불완전한 인간, 우리미술관, 인천
2016 Hello, my friend, 아르코 미술관 스페이스 필룩스, 서울
지나치게 감상적인 : W/M, 스페이스 xx, 서울
프롤로그 2016, M17, 경기
60 sec : Art, 사비나미술관, 서울
TRANS, 아키요시다이 국제 예술 창작촌, 일본
2016 메이크샵 TOP10, M17, 경기
2015 우산과 부채, 경기 창작 센터, 경기
Super Spreader : Media Virus, 백남준 아트센터, 경기
은밀하게 황홀하게, 문화역 서울284, 서울
POST pictures, 갤러리 175, 서울
2014 SEX+Guilty Pleasure, 아마도 예술공간, 서울
세네갈 다카르 비엔날레, 다카르, 세네갈
MONOGRAM, space 15th, 서울
레지던시
2016-2017 메이크샵 아트 스페이스 레지던시, M17, 경기
2016 아키요시다이 국제 예술 창작촌, Akiyoshidai International Art Village, 일본
2015-2016 2015년 경기 창작센터 입주 작가, 경기 창작센터, 경기
2011-2013 영은 창작스튜디오 8기 입주 작가, 영은 미술관, 경기
수상
2013 2회 ETRO 미술상 대상 (듀오)
2008 Shin han Young Artist Festa 선정 작가
insanepark.com
danakka29@naver.com
임현희 Im, Hyunhee 任賢希
2009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UK, Fine art, MA 졸업
2004 이화여자대학교 회화 및 판화과 졸업
개인전
2020 천 번의 숨, 갤러리 초이, 서울
2019 천 개의 물소리, 영은미술관, 경기도 광주
2017 검은 꽃, UM갤러리, 서울
2014 천 개의 꽃, 갤러리 버튼, 서울
임현희 기획초대전, 대담미술관, 담양
2010 Honey Im, 10vyner st gallery, 런던, 영국
주요 단체전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0 영은지기, 기억을 잇다, 영은미술관, 경기
Visual Story,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9 4482, 셀로아트, 서울
제노바 비엔날레, 3rd Biennale di Genova, 제노바, 이탈리아
2018 By your Side, 팔레 드 서울, 서울
The next big movement, Kimi art, 서울
Journey of mind, artbn, 서울
2014 크리스마스소품전, 포스코미술관, 서울
만리장성축조에 관한 보고서, our monster, 서울
Hide and seek, 갤러리41, 서울
Crescendo,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3 Who draws, 갤러리 버튼, 서울
Blank, 갤러리 그림손, 서울
철거전, 승미빌딩, 서울
2012 Sweet 38번지, 갤러리 에뽀끄, 서울
존재의 흔적, 갤러리 그림손, 서울
욕망이론, 리나갤러리, 서울
2011 I love dream, 갤러리 예담컨템퍼러리, 서울
은유의 유토피아, 한원미술관, 서울
Cutting edge, 서울옥션, 호림아트센터, 서울
지금,바로 여기, 갤러리 그림손, 서울
2010 5 Female artists from Korea, Koningsby gallery, 런던, 영국
New normal life, KIMI art, 서울, 한국
The 5th View finder of Yap, 갤러리 정, 서울
4482, Barge house, 런던, 영국
Face me and you, Space hole and corner, 서울
2009 Gift, 10vyner st gallery, 런던, 영국
Going postal, ICA, 런던, 영국
Collision, Gallery 77, 런던, 영국
Distorted space, Waterloo gallery, 런던, 영국
레지던시
2019 11th 영은창작스튜디오, 영은미술관, 경기, 한국
수상
2019 Premio Internazionale, 제노바 비엔날레, 제노바, 이탈리아
Hyunheeim.com
redcat8000@gmail.com
심윤 Shim, Yun 沈潤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서양화과 졸업
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19 LITTLE BOY,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8 LITTLE BOY,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7 올해의 청년작가전 FROM MOUNTAIN,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5 RECURRING DREAM, GALLERY ARS’S, 대구
2014 BIG HEAD-49Maps,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3 거인,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HEAD,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0 Compulsive idea, 508갤러리, 대구
수성아트피아 뉴프론티어 아트스페이스, 대구
Compulsive idea, 봉산문화회관, 대구
2007 Modern People,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신관3층 전시실, 경산
단체전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 봉산문화회관, 대구
The Great Artist, 포스코미술관, 서울
그레이트 인물,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0 새로운 연대, 대구미술관, 대구
2019 NACL, 산하이미술관, 베이징, 중국
From A to B, 시안미술관, 영천
ONE HUNDRED%, 수성아트피아, 대구
∞ 8 ∞,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8 청년미술프로젝트 ‘미장센에 들어온 청년미술’, EXCO, 대구
Let me introduce myself,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7 The Great Artist, 포스코미술관, 서울
2016 BUNKER, 봉산문화회관, 대구
현대미술조망,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5 SUN-GIANT, 예술공간 거인, 영천
FLY TO ME,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4 Table&Chair, 토마갤러리, 대구
HIKERS-BARRACKS, 꽁지마을, 대구
2013 셀시우스,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A Gathering, 대안공간 싹, 대구
3 Young artists, 누오보갤러리, 대구
풍경에 대한 시선, 오픈스페이스배, 부산
예술, 창조공간에 들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3 선데이페이퍼-사각형 방천에서, 토마 9-21, 대구
판타지 윌 비 데어, 대구예술발전소; 수창동에서, 대구
2011 Syo New wave, 시오갤러리, 대구
2010 외롭고도 웃긴 당신, 작은공간 이소, 대구
엑스플러스와이, 미술광장 창작 스튜디오, 대구
2010 전설의 고향 the Hometown of Legendary, 대안공간 Door, 서울
2010 대구유망작가초대전, 메트로갤러리, 대구
2010 How much?, 화인갤러리, 부산
2009 2009 아시아프·(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서울
ARTCULTURE ART&C 전시기획전 Porker Face展, 우연갤러리, 대전
아트대구2009 영 아티스트 페어 쇼, Exco, 대구
레지던시
2019 시안미술관 레지던스, 시안미술관
2018 대구예술발전소8기 입주작가, 대구문화재단
수상
2021 17회 장두건 미술상, 포항시립미술관
2017 올해의 청년작가상, 대구문화예술회관
2009 신조미술대상전 선정작가상, 신조미술협회
2007 제22회 신조형미술대전 서양화부문 대상, 한국교육미술협회
shimbakssa@hanmail.net
www.instagram.com/shimyun
채온 Cheon
한남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20 Today’s Painting, 현대백화점 갤러리 H, 대구
2019 오리하는 법,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영천
2018 PLEASE GIVE ME THE POWER, 표갤러리, 서울
올해의 청년작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6 내가 본 것들, 이브갤러리, 서울
노력하는 사람, 표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 봉산문화회관, 대구
내면의 실타래, 해동문화예술촌, 담양
그레이트 인물,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0 DSAC융·복합프로젝트1_유희로서의 선, 웃는얼굴아트센터, 대구
2019 청년예술가의 길_그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nd Studio, 시안미술관, 영천
뉴 드로잉 프로젝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
A Family Treasure, 아날로그팩토리, 대구
Onehundred, 수성아트피아, 대구
2018 ART369, 아트플레이스, 서울
COCOON 2018, 스페이스K, 과천
2016 말 없는 미술, 하이트 컬렉션, 서울
레지던시
2019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영천시청
2015 가창창착스튜디오, 대구문화재단
수상
2019-2018 청년예술가육성지원사업 선정자, 대구문화재단
2018 올해의 청년작가, 대구문화예술회관
2015 포트폴리오박람회 평면부분 최우수상, 서울예술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