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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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안주영 개인전
- 전시기간2018년 12월 12일(수) ~ 2018년 12월 23일(일)
- 관람시간10:00~19:00 (23일 10:00~16:00), 월요일 휴관
- 장 소3전시실
- 장 르사진
전시정보
작가노트
LANDSCAPE
(낙담한 마음으로…)
사진으로 전시를 하기로 정한 후 이전에 작업해 온 애니메이션과 달라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사진을 찍는 과정에 대한 처음의 염려와 가져도 좋을지 스스로 미심쩍어 했던 기대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것이 되어버린 전시입니다. 초여름 즈음 시작되어 더위를 넘기고 가을에 마무리가 된 사진 작업에 끈덕지게 따라붙던 열기는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한여름의 더위 같았습니다. 전시 내용과는 정반대로요. 그 ‘더위’가 존재가 처한 외적 환경이라면 이번 전시 속에 전해지는 ‘추위’는 내면의 풍경과 같았습니다.
애초에 인재가 사람들에게 자연재해처럼 받아들여지는 저의 불의의 극복에 대한 사라지지 않던 희망을 전시 하려던 계획이 결국은 개인의 낙담으로 - 극복되지 못하고 내면으로 던져진 것에 대한 낙담으로, 극복되지 못한 관계에 대한 낙담으로, 극복의 길로 이끌어 주리라 믿던 신(과의 관계)에 대한 좌절로 인한 낙담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낙담이 ‘지금’에 대한 고백이기도 합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열기 속에서 찍은 사진들 중 선택된 사진들에 더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전시된 사진들에 흐르는 분위기는 현재의 나에 더 가까이 있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시를 두고 번복을 거듭하면서 더 마음이 가는 사진들도 있었지만 그 사진들이 지금을 설명하는데 계속해서 실패하는 경험이 결국은 현재를 되새기게 만들었습니다. 어려움을 가벼움으로 드러내는 것에 위선없는 마음이 되는데에 좌절하면서 음울한 풍경에 어김없이 머물렀던 사진들을 걸게 되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같은 타인의 손을 거쳤음에도 지나치게 앙상해 져버린 집마당의 나무들을 보면서 사진 속 음울함과 겹쳐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니 마당의 나무들이 상해가는 기미가 매일같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시간의 연속성에 속아 나에게만 비밀로 부쳐진 채 나무를 살릴 지식없이 어리석게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