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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명「2015 유리상자-아트스타」Ver.3 이창진
- 전시기간2015년 07월 10일(금) ~ 2015년 09월 06일(일)
- 관람시간09:00~22:00
- 장 소아트스페이스
- 작 가이창진
- 장 르설치
전시정보
봉산문화회관기획 전시공모선정작가展
2015유리상자-아트스타」Ver.3
이창진 - Water always find it's own level
■ 주 제 : 현실Reality & 놀이Playing
■ 관람일정 : 2015. 7. 10(금) ~ 9. 6(일), 59일간
■ 작가와 만남 : 2015. 7. 16(목) 오후 6시
■ 시민참여 프로그램 : 2015. 8. 1(토) 오후 3시
■ 관람시간 : 09:00~22:00, 언제든지 관람 가능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 입 장 료 : 무료
■ 코디네이터 : 이승희 lemoncooky82@gmail.com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661-3500
트위터(@bongsanart), 페이스북(bongsanart)
시민참여 프로그램
제 목 : 수평선 만들기
일 정 : 2015. 8. 1(토) 오후 3시
장 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대 상 : 누구나
준 비 물 : 깨끗한 빈 페트병 5-10개, 깔대기
참가문의 : 053) 661-3526
내 용 : 페트병을 이용해 작가와 동일한 방법으로 작가의 작업을 경험해 본다.
전시 소개
봉산문화회관의 기획「2015유리상자-아트스타」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합니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현실Reality & 놀이Playing'은 우리시대 예술에 대한 공감을 비롯하여 ‘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스타’적 가치를 지원하는 의미입니다.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되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공예술지원센터로서 더 나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국공모에 의해 선정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5년 전시공모 선정작 중, 세 번째 전시인 「2015유리상자-아트스타」Ver.3展은 조각을 전공한 이창진(1979生)의 설치작품 “Water always find it's own level. 물은 항상 평(平)을 맞춘다.”입니다. 이 전시는 세계에 관한 작가의 관찰로부터, 발견하고 시각화해가는 작가의 장기 프로젝트 중의 어느 한 지점입니다. 작가는 세계를 작동시키는 기본적인 원리들이 어떻게 자신의 일상 속에서 은유와 유희로 작용하고, 그것이 예술의 일부로 획득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흥미롭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유리상자 안에 하나의 수평선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지상으로부터 1.17m를 기준으로 물 표면의 높이를 일치시킨 3.75×3.75m 크기의 수평면이라고 해야 합니다. 이 수평면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정사각형 모양으로 한 변에 36개씩, 총1,296개의 투명 생수병을 임의 높이로 천정에 매달고, 기준 높이에 맞추어 생수병에 물을 채우면서 구축해 놓은 것입니다. 1.5ℓ 혹은 2ℓ 용량의 플라스틱 생수병에 채워진 물은 각 병마다 양을 달리함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수평선을 일치시켜 하나의 수평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1,296개의 수평선이 하나가 되는 낯선 풍경입니다. 게다가 푸른색에서 초록색으로 달라지는 수평선의 색상 변화와 외부 빛을 반사하는 투명 생수병의 재질은 심해의 수면 위에서 반짝이는 얼음 조각처럼 낯선 공간을 상상하게 합니다. 한편, 물체를 지구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중력重力은 병에 담긴 물의 수평선을 생성할 뿐만 아니라, 천정에서부터 물병을 매달아 팽팽해진 스테인리스 줄의 수직선도 만들어냅니다. 이것은 수평과 수직이 교차하며 퍼즐을 맞추는 가상의 풍경 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세계의 작동 원리를 탐구하려는 작가의 태도가 스며든 ‘낯선 풍경’을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 속에 시각화하려는 설계입니다. 이 설계는 양 끝을 들어 올린 투명 호스 속의 물이 수평선의 양 끝점을 찾아주는 자연 원리에 주목한 순간부터 출발하여, 투명한 용기에 담은 물의 수평 작용을 시각화하며, 다른 가능성들을 실험하고 확장해가는 것입니다. 작가에게 물은 생명의 시작, 자연과 세계의 근원을 상징하는 검색어인 듯하고, 작가는 투명한 물을 투명한 용기에 담아 형상화하는 방식으로 투명성의 애매한 경계 상태와 존재감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에 주목합니다. 또한 투명한 물이 담긴 투명한 개체들의 집합으로 전체를 설계하는 설치 형태와 일정한 기준과 규칙의 설정에 준하여 각각의 물병에 수십 회의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8일간의 신체 활동을 수행해야하는 설치 방식은 새로운 언어를 획득하기 위한 작가만의 진지한 태도입니다.
세상의 모든 투명용기에 담긴 물의 수면을 하나의 일치된 수평면으로 만드는 탁월한 시각적 실험, 마치 수직의 중력에 대응하는 수평의 에너지를 조각 맞추며 세계 작동 원리와 인간 행위의 매력적인 관계를 탐구하고, 하나의 수평선으로 ‘연대’, ‘합의’의 관계를 시각화하는, 또는 그 이상의 ‘전체’ 혹은 ‘일치’와 통하려는 숭고한 의식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작업은 작가가 감지한 어느 한순간을 자신의 방식으로 조형하고 은유하여 해석하려는 낯선 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작가 자신의 놀이 행위에 예술적인 본질이 존재하는지를 자문하는 이번 전시로부터, 우리는 각자의 수평선이 가진 차이로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세계를 인식하는 태도로서 하나의 수평선을 구축하며 현재적 상황에 긍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번안된 세계 인식의 놀이 속에서 삶에 관한 진眞·선善·미美의 유효성들을 추출하려는 이번 유리상자는 경계 없는 동시대 예술의 가치 확장을 응원하게 합니다.
-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 정종구 -
참고 작품 이미지
수평(水平)-Water always find it's own level
페트병, 물 / 3.75x3.75m/ 2015
작가노트
<투명속의 투명> 어느 날 부터인가 투명한 재료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2011년 여름쯤 이었을 것이다. 당시 머릿속에 잔상처럼 줄곧 남아있던 이미지는 수조속의 투명한 컵이었다. 물이 가득 찬 욕조 안에 유리컵을 넣었을 때, 유리컵은 공기 중에 있을 때 보다 더욱 투명해진다. 거의 실루엣만 남겨놓고 물속에 녹아들어 스스로를 은폐시킨 것처럼. 흡사 카멜레온이 주변에 맞게 자신의 색깔을 변화시킨 것처럼. 나는 그 오묘하게 은폐된 유리컵을 보면서 그에 대한 작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레진과 투명 아크릴 등 단순 투명한 재료를 가지고 한참을 씨름했다. 그러나 내가 느꼈던 것이 단순히 투명한 재료자체에 대한 설렘은 아니었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은폐된 상태 - 보이지만 보지 못하는 것> 이 후 나의 생각은 부유하듯 방향성 없이 자유롭게 흘러갔다. 그 생각이란 것이 나를 둘러싼 세상자체에 대한 음모론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그것은 일상에서 알아채기가 매우 힘들만한 일들이 투명한 레이어처럼 세상에 덧씌워져 있다는 생각이었다. 음모는 방대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와 그곳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의식 속에 가라앉듯 유기된 무언가와 불분명한 출처의 힘에 의해 덧씌워진 생각들이다. 내가 애초 느낀 것들이 이런 거대하며 자연스러운 은폐에 대한 위화감 이었다면, 투명함에서 느꼈던 그런 설렘은 세상에 은폐된 일들을 어쩌면 투명한 그 무엇으로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은 항상 평(平)이 되려 한다.>
부유하듯이 흘러간 하나의 생각 가운데 하나로 또 다시 물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다. 그것은 수평에 관한 작업이었다. 기울지 않고 평평한 상태, 지구의 중력방향과 직각이 수평(水平)의 의미이다. 물 수 자에 평평하다 할 때의 평 이다. 망망대해의 바다로 보트를 타고 나간다면 하늘과 그것을 양분하는 거대한 물의 경계 앞에 누구나 탄성을 뱉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잔잔하고 조용한 호수를 보면서 잊어버렸던 일들을 떠올리려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것처럼 일상의 물병들을 모아 수평선을 만드는 일이 사람들에게 그런 고요한 시간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창진 -
작품 평문
이창진의 수평 맞추기
1. 캄보디아
봉산문화회관 유리 상자에 설치된 이창진의 작품은 <수평>이다. 작품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수평’은 작가가 수집한 물통에 색을 푼 물을 채우고, 다양한 물 높이를 갖게 된 색 물통을 하나의 수평에 맞추어 걸어두는 작업이다. 조소를 전공한 작가는 이전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을 시도하는 것인데, 이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내적 결단의 산물이다. 캄보디아의 한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것을 계기로 작가는 자기 내면의 자발적인 동기만을 따라 작업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한다. 작가 고유성의 출발점이다.
이창진은 캄보디아에서 그곳 작가들의 열정과 시도를 몸소 경험하며 자신의 작업방향이나 태도를 전면적으로 점검한다. 그 결과로 주변을 돌아보고, 자신이 다룰 수 있는 것, 자신의 내면에서 기꺼이 동의하는 것들에서 재료나 주제를 가져온다. 그 결과가 <수평>작업이다. 이 작업은 캄보디아 주민들이 주로 음용하는 음료수(‘사무라이’)를 수집된 병에 담아, 이것들의 다양한 높이를 하나의 수평에 맞추어 전시했다. 전시 장면에서, 투명한 용기에 선명하게 채워진 음료수는 제각기 높이를 달리하며 하나의 수평에 맞추어 매달려 있다. 용기에 담긴 액체는 저마다 높이가 다르고, 용기 속 액체의 높이가 임의의 수평선에 맞추어지니 전체 모양은 경쾌한 리듬이 울리는 듯하다. 사소하게는 인간적인 맞추기 강박의 소산일 수 있으나, 객관화하자면, 제각각의 높이로 매달려 있는 모습이 수평을 중심으로 살아 숨 쉬는 감성적 질감으로 살아나 일과 다(一과 多)의 형상화로 보인다. 이를 보자니 수평선에 걸려 있는 ‘부드러운 조각’을 보는 듯하다.
이런 작업을 오늘의 맥락에서 어떻게 이해해볼 수 있을까? 이국의 땅, 캄보디아에서 주민들이 상시로 마시는 음료수, 누구나 사용하는 물병을 사용하여 보이지 않는 공동체의 문화적인 체취를 담아 수평에 맞추어 놓은 것은 한 공통체의 삶의 전망을 ‘수평선’으로 옮겨, 모종의 기질을 조형적으로 번역한 동시대적인 문법으로 읽어볼 수 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보이지 않는 끊임없는 상호 작용 속에서 미술의 언어를 길어낼 수 있다는 ‘참여의 감’을 회복하면서 작가는 그것을 미술인으로, 작품으로 드러내고 싶은 것. 이는 아마도 ‘공동의 전망과 다양의 공존’이라는 보다 큰 맥락과 연관된 것이 아닌지 추정해볼 수 있다. 이 점은 향후 작가의 작품 전개에 매우 중요한 방향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그곳’에서, ‘그것’으로 가능한 작품, 말하자면 특정한 삶의 장소에서 조형언어로 스위치를 전화하는 방식(수평줄, 그들의 음료수, 다양의 감각적 체현), 이것이 조형적 매력 그 이상으로 그의 작품에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자질이 되어야 할 것 같다.
2. 수평과 다양
유리상자에 설치된 <수평>은 1.8L 플라스틱 물병 1,296개가 사용되었다. 캄보디아와는 달리 음료가 아닌 물감이 사용되었고, 색상표의 일부분을 활용해 색의 변주를 시도했다. 이 점은 캄보디아에서 작업한 것과는 다른 접근태도를 보여준다. 작가가 의식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것은 아니지만, 단지 조형적 탐닉만으로 <수평>작업의 방법을 설명하기에는 무엇인가 아까운 생각이 든다. 유리 상자 전시에서도 먹고 버려진 물병을 사용했고, 이 물병의 수집 속에 우리 시대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정서가 담기기는 하지만, 이를 집합적으로 모아 수평에 모아 놓은 것은, 캄보디아의 <수평>과 달리 조형적인 실험 쪽으로 좀 더 치우치게 한다. 아마도 설치 공간인 ‘유리상자’의 성격이 작품 설치에 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는데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수평이 강조될수록 들죽 날죽한 다양 역시 동시에 강조되는 긴장감이 <수평>작업의 장점이자 특질인데, 이번 설치는 집합적인 설치의 방식이다 보니 긴장감이 다소 약화된다. 조형적인 측면으로 이동되려면 용기의 투명도 역시 깊이 고려되어야 할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점 때문에 이창진 작업의 장점이 퇴색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투명한 감각을 살려내고 또 그 속에 ‘수평과 다양’이라는 매우 상징적인 두 개의 관념을 ‘가시적으로’ 드러낸 점은 매우 탁월할 뿐 아니라 작가가 직관적으로 이런 지점을 주목한 것에 감탄하게 된다. 더군다나 이러한 직관이 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전면적인 반성을 통해 선회한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물이 한사코 도달하려는 수평의 경지, 그 지점에 주목한 작가의 고요한 열망 역시 ‘수평과 다양’이라는 관념에 다름 아닌가 싶다.
‘수평과 다양’에 대한 작가의 직관은 화해, 조화, 평화나 평균과는 달리 이해되었으면 한다. 그의 ‘수평’은 한 공동체의 보이지 않는 열망, 즉 전망이나 이념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면, 우리의 실천의 방향타를 거기에 걸어두되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고유한 감각의 주체로 있게 된다. 진정한 휴식은 이럴 때 찾아온다. 이런 방향에서, 그의 작업은 무한한 현재성을, 감각의 선명함을 작품의 특질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을, 그러나 다양한 예술작품에 기입될 ‘그 당시, 그 장소, 그러그러한 사람들의 감성적 코드’가 부지불식간에 기록되는 일이야 말로 <수평>작업이 보여줄 수 있는 고유 자질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제 그에게 활짝 열린 작가의 직관으로 우리는 향후 물이 이루는 수평의 이념을 작품을 통해 만져볼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 미술평론가, 철학박사 / 남인숙 -
작가 소개
이창진 / 李昌振 / LEE CHANG JIN
부산대학교 미술학과 조소전공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2015 GLASS BOX ARTSTAR Ver.3 이창진,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2 이창진개인전, 이듬스페이스, 부산
2010 이창진초대전, A1갤러리, 서울
물방울조각가 이창진의 작은 전시, 146market, 서울
2009 Milkdrop, 샘갤러리, 부산
2008 우유 한통과 디카로 할 수 있는 것, 예가갤러리, 부산
채집된 물 - 채집된 형상,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단체전
2014 무빙트리엔날레 가방프로젝트, 부산연안여객선터미널, 부산
2013 The Unique Nature, 이듬스페이스, 부산
2012 와따가따프로젝트, 청자빌딩, 부산
레지던시
2014 캄보디아 국제레지던시, 화이트(바삭)빌딩, 캄보디아
조선통신사 국제레지던시, 이이즈카고택, 일본
2013 TOUCH 미얀마 국제레지던시, 뉴제로아트스페이스, 미얀마
2012 승선레지던시, 부경대학교 실습선, 부산
jinee19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