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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포스터
  • 전시명「2015 유리상자-아트스타」Ver.1 최선
  • 전시기간2015년 02월 20일(금) ~ 2015년 04월 19일(일)
  • 관람시간09:00~22:00
  • 오픈일시2015년 3월 5일(목) 오후 6시
  • 장 소아트스페이스
  • 작 가최선
  • 장 르설치

전시정보

봉산문화회관 기획 전시공모 선정작가展
「2015 유리상자-아트스타」 Ver.1
최선 - 자홍색 회화

201502_Sun

 

 


■ 주  제 : 언제든지Whenever
■ 제  목 : 전시공모선정작가「2015유리상자-아트스타」Ver.1 최선
       자홍색 회화展
■ 관람일정 : 2015. 2. 20(금) ~ 4. 19(일), 59일간
■ 작가와 만남 : 2015. 3. 5(목) 오후 6시
■ 시민참여 프로그램 : 2015. 2. 28(토) 오후 1시, 3시
              
2015. 3. 5(목) 오후 3시
■ 관람시간 : 09:00~22:00, 언제든지 관람 가능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 입 장 료 : 무료
■ 코디네이터 : 유은순 / 010-9765-0628 / arraco@naver.com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661-3500
        트위터(@bongsanart), 페이스북(bongsanart)


최선ㄴ.jpg


 전시 소개
봉산문화회관의 기획「2015유리상자-아트스타」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합니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현실Reality & 놀이Playing'은 우리시대 예술에 대한 공감을 비롯하여 ‘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동시대 예술의 ‘스타’적 가치를 지원하는 의미입니다.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되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공예술지원센터로서 더 나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국공모에 의해 선정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5년 전시공모 선정작 중, 첫 번째 전시인 「2015유리상자-아트스타」Ver.1展은 회화를 전공한 최선(1973生)의 설치작품 “자홍색 회화 Magenta Painting”입니다. 이 전시는 세계를 향한 작가의 현실 경험과 기억을 기록하고 이를 선전宣傳하는 자신의 ‘회화’를 입체화하려는 프로젝트 중의 한 낯선 지점입니다. 작가는 세계 속의 현실 사건들이 어떻게 삶의 일부가 되고, 그 삶이 어떻게 예술과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흥미롭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삶에 대한 작가의 태도가 스며든 ‘낯선 말하기’를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 속에 담아 가시화하려는 작가의 예술 실험으로부터 설계됩니다. 이 설계는 푸른 기운이 감도는 붉은 자줏빛의 ‘자홍색Magenta’에 관한 작가의 강렬한 인상으로부터 시작되며, 아름답고 진한 꽃잎의 분홍색처럼 각인되는 ‘자홍색’의 반어적 메타포로 ‘회화’ 언어를 새롭게 구사하려는 것이 기본 개념입니다. 작가는 색을 칠하는 의미의 ‘회繪’와 윤곽을 구획하는 의미의 ‘화?’를 통하여 자신만의 ‘자홍색 회화’를 설정합니다. 마치 주술적이거나, 장식, 마술 등의 행위를 비롯하여 선전, 기록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오래 전의 회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작업은 작가가 새롭게 해석하여 구축하려는 낯선 회화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작가에게 있어서 자홍색의 아름다운 색채는 단순한 눈요기가 아니라 우리들 현실의 삶과 그 대응 태도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려는 상징입니다.

작가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발생한 대규모의 구제역 파동과 그에 대한 사회적 대처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업 주제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감염된 돼지 332만 마리를 살처분하면서 그저 돼지들의 숫자를 세기만 했던 현실의 기억을 회화 내용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어떤 알 수 없는 설렘을 동반하기도하는 아름다운 진홍색이 도살장에서 돼지 등급을 표시하는 도장의 잉크 색과 동일한데 착안하여, 작가는 반대편이 비치는 150×280㎝ 크기의 얇은 천에 진홍색을 칠한 회화작업 11폭을 좌우가 서로 이어지도록 연결하고, 지름 5.3m 깊이 3m의 원형 구덩이 모양을 연상할 수 있도록 공중에 매달았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며 묘하게 여린 감성을 자극하는 원통형 회화 설치물은 작가의 의도를 쉽게 노출하지 않아 관람자를 어리둥절하게 합니다. 하지만 설치된 회화의 자홍색이 ‘돼지0000001’에서 ‘돼지3320000’까지의 문자와 숫자들을 순서대로 늘어놓은 꽉 찬 배열과 그 집적集積으로 발색된다는 사실을 눈치 채면서, 작가의 탁월한 메타포에 의한 회화적 기록과 선전을 공감하게 됩니다.

눈앞에 펼쳐진 유리상자의 ‘현재’는 다름 아닌 자아와 현실 삶의 성찰을 반영하는 감성적 놀이행위이며, 이때 작가가 다루려는 것은 인간 중심적인 선택에 의해 도외시되었던 생명 경외의 반성이기보다는 삶을 응시하고 이해하며 드러내는 태도에 관한 것이고, 삶이 예술과 관계하는 지점에 대한 예지叡智적 해석에 관한 것이며, 미묘하지만 생생한 예술적 장치에 관한 진眞·선善·미美의 유효성들을 추출하려는 시도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현실REALITY을 스스로의 생동生動 확장의 놀이로 번안하려는 이번 유리상자는 경계 없는 예술 실험의 가치를 자문하게 합니다.


-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 정종구 -



 참고 작품 이미지

 

201502_Sun

201502_Sun
자홍색 회화 Magenta Painting
천 위에 인쇄 /  2.8x17m / 2015 (2013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출품작 변형설치)



 작가노트
나는 지극히 단순한 제작방식과 형식을 가지고 통념적인 거대한 사회적 믿음의 가치들을 반전시키고자 했다. 나의 미술은 가급적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체험을 위한 작은 단서를 제공하고, 그로 인해 관객 스스로 '미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미술에 있어서 모호한 장식성과 환영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으며, 환영을 나타내는 물감을 대신해서 구체적이고 분명한 재료를 사용하려 했다.

나는 스타일을 구사하거나 만들어내고 싶지 않았다. 대신 지나간 과거 한국현대미술에 관해 다시 생각하면서, 쉽게 지나쳤던 여러 문제들에 관하여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하고자 했다. 화려한 고급 안료와 손재주의 환영 속에서 미술시장의 안락함에 빠지기 보다는 스스로 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초라하고 작지만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재료로 작품을 제작하려 했다. 연약하고 고정시킬 수 없는 나의 입김과 숨, 체온, 땀과 피 등은 그런 의미에서 비롯된 재료들이다.

 

- 최 선 -



 작품 평문


재난과 추상



최선의 작품에는 모종의 곤혹감이 도사리고 있다. 2003년 타인의 회화를 벗겨내는 작업 을 시작으로, 피와 뼈, 타액, 모유, 돼지비계, 폐수, 불산가스, 4대강 녹조 등에 이르기까지 그는 미술계에서 종종 논란이 될만한 이질적 미디엄을 현대미술이라는 장치에 기입해왔다. 대개 시각적으로 은폐하려는 요소들을 끌어와 추상의 형태로 보게끔 하려는 작가의 의지는 기존 한국현대미술을 비틀어 ‘이중구속(double bind)적’ 상황에 놓이게 한다. 추상성과 생경한 물질의 변증법이라는 아이러니를 통해 최선의 작품은 관람자에게 ‘예술에의 몰입’이라는 은총을 선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관습적 예술독해를 해체시켜 미학적 식별 가능성이라는 문제를 품게 만든다.

변종의 기획 : 추상성

유리상자 안에 설치될 <자홍색 회화(Magenta Painting)>는 어떠한 요령부득의 에토스를 비틀고 있을까? 높이 2.8m, 길이 17m로 유리 안을 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이 작품은 지극히 온건하며, 백색 할로겐 조명의 도움을 받아 감상적인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그러나 회화를 표방한 이 오브제 설치작업이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관람자를 사로잡는 달콤한 자홍색 ‘베일’의 외피가 서서히 탈각되어, 세밀하게 프린트된 기호가 유령처럼 떠오를 때(emerging)이다.

이 작품의 내피를 구성하는 숫자들의 배열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은 구제역 사건을 르포르타주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은 사건-재현-기호의 연쇄작용을 허용하지 않는다. 재난의 실재와 마주할 ‘얼굴’-이미지는 증발되어 있으며, 그 휘발성은 숫자라는 기호로 간직된다. 수직 수평의 격자 안에 무수히 나열된 ‘돼지xxxxxxxx’ 라는 숫자는 다름 아닌 근 5개월 동안 살처분 되었던 돼지 3,320,000마리의 실증적 보충물에 다름 아니다. 흡사 ‘화이트 노이즈(white noise)’와 유사하게 감각 기관의 예민함으로만 인지할 수 있는 흰 자국만이 작가의 수행적 측면, 즉 컴퓨터 단말기에 3,320,000 이상의 숫자를 반복적으로 타이핑해야 했던 지루한 노동을 보여준다.

이러한 수행성은 역설적이게도 점과 선의 반복된 패턴만으로 하나의 균질적 유사(pseudo) 회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서 추상성은 돼지라는 생명(bios)이 셀 수 있는 숫자의 합으로 환원되는 지점에서 돌연 출현한다. 바로 이러한 매커니즘이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표면의 자장을 형성해 놓는다. 한편 이러한 표면적 특질은 일상의 언어작용과 이미지에 대한 우리의 투사 심리를 흔들어 놓는다. 예를 들어 이 작품에서 쓰인 자홍색이 도축될 돼지를 표식하는 검인도장의 안료에서 착안했다는 사실은 돼지-자홍색이라는 일상의 기호적 작용을 살짝 비켜 나가게 한다. 결과적으로 미메시스적 작용을 결여한 이 작품은 감상적 지점을 무화시키면서 어떤 인식의 전치를 요구한다.

생명정치와 반기념비

재난에 대한 반기념비적(counter-monumental) 기획으로 연출된 이 오브제-회화는 부분- 전체라는 암시와 함께 재난의 통계학적 규모만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안온하게 보였던 색면 이미지는 미학적 장소를 벗어나 생경한 담론적 배치와 만나게 된다. 그것은 재난사건을 재현하는 사회학적 관심과 그 충격파를 넘어, 현대 ‘생명정치(bio-politics)’의 작동원리와 공명한다. 사실상 구제역이라는 가축의 전염병에 대처했던 국가의 시선은 전염 바이러스가 발생시킬 수 있는 추상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2011년 살처분 사태는 생명 개체의 자기조절능력이라는 전제가 철저히 배제된 채로, 공리적 관점에 입각하여 위험한 군집 분포를 제거해 낸 폭력적 사태에 가깝다. 따라서 현대 생명정치의 요체는 지극히 인간 경영이라는 기조 하에서 모든 것을 수량화하고 계측화하며, 익명화시킬 수 있다는 그 사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재난을 추상화한 <자홍색 회화>는 현대적 생명관리권력에 대한 미학적 판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름 아니라 이 작품의 내피는 현대 식량공급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공장식 축산업과 그것의 행정적 조절이라는 개념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작품의 근거가 되었던 2011년 살처분 사태를 하나의 특수한 사건으로 볼 수 없게끔 만든다. 문제는 무차별적 제노사이드가 거대한 인간 사회의 역학이 발생시키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사실에 있을 것이다. 그것은 국가 관료제가 행하는 거대 디자인이며, 현대 자유주의가 역설적으로 근거하고 있는 장소이다. 이러한 구조적 실재에 대해 방어적 기제로 제기되는 육식에 대한 혐오와 공장식 도축사업에 대한 비난은 일종의 형용모순일 뿐이다.

친밀한 재난

이러한 관점에서 <자홍색 회화>는 현대성이 내재하고 있는 홀로코스트, 그리고 그 독성을 휘발시키는 자유주의 기표의 증식, 추상성에 안락함을 구가하는 인간의 형상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그것은 사실 이 작품의 즉자적 형태가 불러일으키는 판단중지적 효과에서 나오는 미덕이다. 미첼 (W. J. T Mitchell)이컨템포러리 미술 환경 속에서 추상이라는 형태와 친밀성이라는 관계적 형태를 함께 결부시켜 놓았듯이, 이 유사-추상회화를 처음 볼 때의 그 감각적 인상은 친밀한 그 무엇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작품에서 쓰인 잉크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환경 속에서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대상이며, 거기에서 어떠한 미학적 흔적도 발견될 수 없다. 오히려 이 작품은 공산품처럼 친숙한 느낌까지 불러일으킨다. 이로 말미암아 이 작품이 품고 있는 재난의 곤경은 추상의 친밀성을 매개로 현대미술이라는 민주주의적 장소로 증발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작품이 증거하는 재난의 실재성은 어디로 갔는가? 이 되물음이야말로 <자홍색 회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정치적 효과일 것이다.

 

- 미술이론 / 송정훈 -



 작가 소개

Sun Choi  崔 羨  최 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15 GLASS BOX ARTSTAR Ver.1 최선, 봉산문화회관, 대구
    메아리, 송은 아트스페이스, 서울
2013 두 세상, 뱀부커튼 스튜디오, 타이베이, 대만 외

단체전
2014 팔로우미-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8기 리뷰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아시아 예술축전, 안산 만남의 광장, 안산 느낌의 공동체-난지쇼III,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동아시아의 꿈(東アジアの夢), 2014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특별 연계전시,
     뱅크아트 Studio NYK, 요코하마, 일본
2013 tele Be, 갤러리현대, 서울
    이상뒤샹, 한국현대문학관, 서울
    흰 대나무 그림으로부터, 도병훈-최선 2인전, 대안공간 눈, 수원
    후쿠타케 아시안 아트 플렛폼(Fukudake House Asian Art Platform),
     2013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쇼도시마, 일본
2012 12회 송은미술대상전,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뉴욕 한국문화원, 뉴욕, 미국
    속 조선통신사 프로젝트(Re-Chosun Tongshinsa Project),
     에치코 츠마리 트리엔날레에 참가한 뱅크아트1929 프로젝트, 요코하마·니가타, 일본 외

기금과 수상
2014 해외레지던스프로그램 지원기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
2013 Creative talent Artist, 뱀부커튼 스튜디오, 타이베이, 대만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참여작가 선발, 금천예술공장, 서울문화재단
    12회 송은미술대상 대상, 송은미술재단
2012 레지던스 작가 기금( 문화예술 해외발신거점형성사업), 일본 문부성 외

레지던시
2015 ISCP, 뉴욕, 미국
2014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한국
2013 뱀부 커튼 스튜디오(The Bamboo Curtain Studio), 타이베이, 대만 외


E-mail : b_umber@naver.com
http://ssunya.net